A하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제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육군에서 전차조종수로 복무해오던 A하사는 지난해 12월 휴가를 내고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는 여군으로 군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심신장애 3급이라는 군 의무조사 결과를 근거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군 관계자는 “성기와 고환이 제거됐기 때문에 기준에 따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기 위해 관할 법원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던 A 하사는 법원 결정 이후로 전역 심사를 미뤄달라고 군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군 인권센터는 이런 군의 조치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인권위도 군의 조치가 차별행위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전역 심사를 3개월 이후로 연기하라고 육군참모총장에게 21일 권고했다. 그러나 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A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오는 23일자로 전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