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군인, 軍 '전역 결정'에 "복무 기회 달라"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임무·사명 수행할 수 있었으면"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전역결정 통보와 관련한 기자회견 전 거수경례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 이후 군 복무를 계속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주목을 받은 A하사가 22일 군이 전역 결정을 내린 데 대해 재차 "(복무) 기회를 달라"고 공개 입장을 표명했다.

A하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사무실에서 직접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인권친화적으로 변모하고 있는 군에서 저를 포함해 모든 성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제 성별 정체성을 떠나 제가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육군에서 전차조종수로 복무해오던 A하사는 지난해 12월 휴가를 내고 외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는 여군으로 군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심신장애 3급이라는 군 의무조사 결과를 근거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군 관계자는 “성기와 고환이 제거됐기 때문에 기준에 따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적으로 성별을 여성으로 바꾸기 위해 관할 법원에 신청 절차를 밟고 있던 A 하사는 법원 결정 이후로 전역 심사를 미뤄달라고 군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군 인권센터는 이런 군의 조치가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를 신청했다. 인권위도 군의 조치가 차별행위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전역 심사를 3개월 이후로 연기하라고 육군참모총장에게 21일 권고했다. 그러나 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A 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열어 오는 23일자로 전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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