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성전환 부사관 전역 결정…"임무 수행 불가"

"군인으로서의 임무 수행할 수 없는 신체 조건"
A하사, 전역 결정에 대해 인사소청·행정소송 등 이의 제기할 듯

(그래픽=연합뉴스)
한국군 최초로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온 부사관에 대해 전역 결정이 내려졌다.

육군은 22일 당사자 A하사에 대한 전역심사위원회를 열고 "군인사법 등 관계 법령상의 기준에 따라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전역을 결정했다.


육군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권고'의 근본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이번 결정은 성별 정정 신청 등 개인적인 사유와는 무관하게 '의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법령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별 정정 여부와는 관계 없이 신체 조건에 따라 내린 결정이다"며 "성기와 고환이 제거됐기 때문에 기준에 따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고, 이로 인해 군인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신체 조건이라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한국군 최초의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부사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20대 A하사는 기갑병과 전차승무 특기로 임관한 뒤 전차 조종수로 복무해 왔다. 이후 트랜스젠더라는 정체성을 깨달은 그는 장기간에 걸쳐 심리상담 및 호르몬 치료를 받던 중, 지난해 12월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A하사는 부대 복귀 이후 군 병원에서 신체적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받았고, 군 병원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다. 육군은 이를 근거로 A하사를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해 23일자로 전역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예정된 전역심사위원회를 연기해 달라는 취지로 긴급구제를 지난 21일 국방부에 권고했지만, 권고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육군은 이를 그대로 진행했다.

A하사를 지원하는 군인권센터 측은 그의 전역 결정에 대해 인사소청·행정소송을 내는 등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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