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뉴]내비는 어떻게 덜 막히는 길을 알려줄까

GPS가 수 십개 인공위성과 신호 주고받으며 실시간 위치 파악
하루 천만건 넘게 쌓이는 경로검색 데이터, 소요시간 예측에 활용
업체별로 이용자 다르고 가중치 달라 추천 이동시간 차이
내비 운영 당장은 수익없지만 '데이터는 돈', 가능성 무궁무진

■ 방송 : CBS라디오 <김덕기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김수영 기자의 <왓츠뉴(What's New)>

지난해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경부고속도로 용인 인근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김덕기 > 새로운 IT 트랜트를 읽는 '김수영의 왓츠뉴' 시간입니다. 산업부 김수영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갖고 오셨나요?

◆ 김수영 > 내일(24일)부터 나흘동안 설 명절 연휴가 이어지는데요. 기차나 버스가 아니라 자동차를 이용해서 고향길에 나서신다면 내비게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죠.


이번 설을 앞두고도 많은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이때 고향으로 출발하면 가장 덜 밀린다'는 분석결과를 내놓고 있는데요. 오늘은 '내비게이션는 어떻게 가장 빠른 길을 알려줄까'로 준비했습니다.

설 연휴 귀성길 소요시간 예측(자료=SK텔레콤 제공)
설 연휴 귀경길 소요시간 예측(자료=SK텔레콤 제공)
◇ 김덕기 > 내비게이션는 명절 뿐만 아니라 출퇴근길, 나들이길까지 사실상 매일 사용하잖아요.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 건가요?

◆ 김수영 > 내비게이션의 원리를 말씀드리려면 GPS를 말씀드려야 하는데요. 현재 약3만km 상공에 GPS 인공위성 수십개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는데, 지구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복수의 GPS 위성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어, 운전자의 현재 위치가 실시간으로 파악됩니다.

◇ 김덕기 > 그런데 차량 내비를 이용할때를 떠올려보면 지하 주차장이나 실내 주차장, 터널에서 GPS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럴때는 어떻게 운전자 위치를 파악하죠?

◆ 김수영 > 말씀하신대로 고층 건물이 많은 도심에서는 GPS 신호의 오차가 크다고 알려져있는데요. 그래서 GPS외에 스마트폰이 수신하는 와이파이나 이동통신 신호를 활용해 운전자 위치를 추가로 파악하기도 합니다.

◇ 김덕기 > 내비게이션의 핵심은 소요시간 예측이잖아요. 이건 어떤 예측되는 거예요?

(자료=SK텔레콤 제공)
◆ 김수영 > SK텔레콤의 T맵(T map)의 경우 하루 평균 1천만건이 넘는 경로검색 데이터가 쌓인다고 하는데요. 명절엔 더 많겠죠. 내비게이션 앱 이용자들이 이용했던 경로와 속도 데이터 등을 분석해서 귀성길.귀경길 소요시간을 예측하는 겁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T맵은 이번 설 연휴 중 고향으로 떠나기 가장 좋은 시간대를 오늘(23일) 오전 10시 이전이나 내일(24일) 오전 5시 이전, 오후 4시 이후로 추천했고요. 서울-부산은 내일 오전 11시, 서울-대전은 오전 6시, 서울-광주는 오전 7시에 출발했을때 가장 막힐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는 올해는 가장 혼잡도가 덜한 시간은 발표하지 않았고, 내일(24일) 오전 8시~10시를 가장 정체가 극심할 시간대로 예측하며 그 시간대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 김덕기 > 같은 출발지와 목적지인데 내비게이션마다 예측이 조금씩 다르네요.

◆ 김수영 > 일단 업체마다 이용자가 다르고, 이용자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가 다르고요. 또 다른 이유는 목적지까지 가장 빠른 길을 알려주기 위해 데이터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알고리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T맵은 달라지는 명절 패턴과 가족 패턴 등을 고려해서 소요시간 예측에는 최근 5년치 명절 전후 빅데이터만 분석했다고 했고요. 카카오내비는 최근 3년치 데이터를 분석했고, 이번 설과 연휴기간 양상이 유사한 지난해 추석때 데이터에 가중치를 뒀다고설명했습니다.

(자료=카카오모빌리티 제공)
◇ 김덕기 > 그런데 내비게이션 업체들의 예측에 따라서 이동하면 실제로 덜 막히는 건가요?

◆ 김수영 > T맵의 경우 명절이 지난 뒤 자사가 추천 시간대에 이동한 이용자들이 실제로 귀성·귀경에 얼마나 걸렸는지를 확인하고 있는데요. 정확도는 90% 이상이라고 하네요. 예를들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10시간이 걸린다고 예측했다면 실제로 9시간 또는 11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 김덕기 > 90%면 상당히 정확도가 높은 것인데요. 이용자들이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전망했던 '가장 덜 막히는 시간'에 몰려서 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그 시간대가 더 막힐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 김수영 > 내비게이션 업체들에 따르면 자신들이 추천했던 시간대에 교통량이 특히 더 몰리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운전자들이 각자가 연휴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업체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 김덕기 > 이야기를 들어보니 내비게이션에 상당히 많은 기술이 집약돼 있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력을 포함한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투자가 더 이뤄질 것 같은데요. (맞습니다)

신차를 구매할 때 내장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경우 구매를 하는데, T맵이나 카카오내비는 앱만 설치하면 무료로 이런 서비스들을 제공되잖아요. 물론 통신데이터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카카오내비 운영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통신회사도 아니고요. 왜 이런 정보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건가요?

◆ 김수영 > 데이터가 돈을 만드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정형.비정형 데이터를 모으고, 적절히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렸는데요.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무료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이용자들의 운행데이터를 무료로 수집하고 있거든요.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발간한 리포트를 보면 지역별로 인기 있는 지역들을 정리해놨는데 이런 자료들은 유용한 상권 분석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보통 주말에 마트나 백화점 이용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평일에 마트와 백화점을 방문하는 비율이 5% 높았다고 해요. 이런 정보들은 마케팅 등에 굉장히 요긴한 정보가 될 수 있는 거죠.

◇ 김덕기 >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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