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법대로 하라고 XX" 배드파더의 무차별 폭행

양육비 미지급자 박씨, 취재 나간 기자 폭행해 골절상 입혀
양육자와 다른 여성 기자도 폭행 피해 당해
"현장 있었던 소방서장은 뒷짐…출동 경찰은 박씨 편만"


일명 '배드파더스'로 불리는 양육비 미지급자가 현장을 취재하러 갔던 취재진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 시장. SBS 기자와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셜록 소속 기자 등은 취재를 위해 양육자 A씨가 양육비 미지급자 박모씨를 찾아간 현장으로 향했다.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단체인 '배드파더스' 측에 따르면 이날 청과물 시장에서는 '전통시장 전문 의용소방대 발대식'이 열렸다. 박씨는 시장 내 안전을 지키는 의용대 대원으로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의용대 조끼를 걸치고 있었던 박씨는 A씨와 기자들이 다가오자 거칠게 돌변했다.

특히 현장 상황을 촬영하고 있었던 SBS 기자에게는 욕설과 함께 "왜 네 멋대로 찍느냐. 찍은 거 달라"고 윽박을 질렀다. 이에 기자가 거부하자 박씨는 시장에서 일하는 자신의 친척과 함께 기자에게 달려들었다.


의용대 대원들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땅에 밀쳐진 기자는 박씨와 그 친척에게 짓눌려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새끼손가락이 꺾였다.

폭행을 당한 기자는 CBS노컷뉴스에 "너무 경황이 없어 주변 상황까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만 두 사람이 포박하듯 내 팔을 뒤로 돌려서 새끼손가락을 꺾었다. 그 순간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질렀고, 부러지는 느낌이 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자 폭행 장면 (사진=배드파더스 제공 영상 캡처)

새끼손가락이 골절된 후에도 박씨는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 기자는 "비명 소리가 크니까 다들 물러났는데 갑자기 박씨가 소리를 지르면서 내게 달려들더니 폭행이 계속됐다. 귀를 잡아뜯어서 피가 났고, 내 손에 있는 카메라를 빼앗으려고 했으니 손과 목에 손톱으로 긁힌 상처가 많다. 들고 갔던 액션캠 역시 파손됐다"고 밝혔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에 간 기자는 현재 전치 5주~7주 진단을 받았다. 향후 특수폭행 및 상해 혐의로 박씨를 고소할 예정이다.

가장 크게 부상을 입은 피해자는 SBS 기자이지만 여성인 양육자 A씨와 셜록 소속 기자 역시 박씨의 폭행을 피할 수 없었다.

'배드파더스' 측은 "박씨 친척이 A씨 뺨을 때릴 때도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돕지 않았고, 주변 의용대까지 교묘하게 머리를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내리치면서 폭력에 가담했다"면서 "셜록 기자 역시 휴대폰 빼앗기는 과정에서 멱살 잡히고 악력으로 상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했다.

박씨는 두 사람이 상처를 치료하고자 간 병원까지 쫓아와 '2차 폭행'을 감행했다.

'배드파더스' 측은 "박씨가 두 사람이 간 병원에 진료를 받겠다고 와서 A씨를 2차 폭행했다.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멱살을 잡아 경찰서로 끌고 가려고 했고, 바닥에 내팽개치면서 폭력을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모든 상황에서 경찰, 소방대원 등 공권력이 박씨와 그 측근들의 폭행 및 동조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점이다. SBS 기자와 '배드파더스' 측 이야기에 따르면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박씨를 감싸는 태도를 보였다.

SBS 기자는 "동대문 소방서장이라고 하는 분은 양육자와 미지급자 박씨 사이 싸움이 벌어졌을 때부터 그 자리에 있었다. 계속 구경만 하더라"면서 "박씨를 취재한 영상도 나는 경찰서에 가서 지우겠다고 했는데 경찰이 내게 지우지 않으면 경찰서로 못간다고 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지웠다. 일방적 폭행을 당한 내가 피해자였는데 마치 내가 영상을 촬영한 게 잘못인 것처럼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배드파더스' 측 역시 2차 폭행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모두 박씨를 연행해 갈 것이라 기대했지만 경찰은 박씨와 A씨 사이를 대략 10m 정도 분리하더니 일방적으로 폭력을 받은 A씨에게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자고 말했다. 진료기록은 나중에 떼도 된다는 논리였다"고 지적했다.
17일 서울 청량리 청과물 시장에서 박씨와 그 일행이 양육자 A씨를 둘러싸고 있다. (사진='배드파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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