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흡연 늘어나는데"…보험요율 반영 안 돼

미 푸르덴셜 "전자담배 사용자에 흡연자 보험요율 적용"
영국 "전자담에 사용자에 흡연자와 동일한 보험료"
우리나라 "아직 미반영…흡연자와 비흡연자 보험료 차이도 적어"

서울 서대문구의 한 전자담배 매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전체 흡연율은 꾸준히 줄고 있지만 매년 전자담배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어 이에 맞게 보험료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9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흡연행태 변화와 보험회사의 리스크 관리'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27.5%였던 흡연율이 2018년 22.4%로 매해 꾸준히 감소했다. 반면 성인의 전자담배 사용률은 2016년 2.5%에서 2018년 4.3%로 늘었다

최근 미국에서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가 중증폐손상으로 사망하는 등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발생하면서, 흡연리스크에 전자담배 사용률도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흡연리스크'는 보험회사의 계약 인수, 보험료 책정, 보험금 청구에 영향을 준다.흡연자일수록 예정위험률이 높아져 보험료가 오르고, 흡연 관련 질병으로 지출하는 보험금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많은 보험회사가 흡연자와 비흡연자에 상이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전자담배 사용자에게 흡연자와 동일한 보험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또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한 별도의 보험요율 정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미국이나 영국은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보험료 차이가 2배 이상 난다. 미국 5개 보험사를 표본으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생명보험 요율을 비교한 결과 흡연자의 보험료는 비흡연자 대비 평균 3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국 푸르덴셜사는 전자담배 사용자에게 흡연자 보험요율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영국에서는 생명보험 가입 시 흡연자가 비흡연자 보다 평균 2배 높은 보험료를 지불하는데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해서도 흡연자와 동일한 보험료를 적용하되, 최근 1년 동안 전자담배만 사용한 경우에는 할인 요율을 적용하는 보험사도 있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 대부분은 아직 전자담배 흡연과 질병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자담배에 대한 별도의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또 미국과 영국 등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보험요율 차이도 크지 않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사가 비흡연자에 대해서는 건강인(우량체) 할인 특약을 통해 보험료를 5~20% 할인해 주는게 전부다.

보고서를 작성한 홍민지 연구원은 "보험회사는 변화하고 있는 흡연 행태와 리스크에 주목해 정교한 흡연 리스크 관리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구분해 보험요율을 상이하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하고, 전자담배 사용자에 대한 보험요율 정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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