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 "세계 지배한 K팝 인기 실감…우리도 계속 발전할 것" (일문일답)

18~19일 고척돔서 첫 단독 내한공연
"한국 관객 열정 기억에 남아"
"퀸 대표곡들로 멋진 모습 보여드릴 것"

왼쪽부터 브라이언 메이, 아담 램버트, 로저 테일러(사진=연합뉴스)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퀸이 첫 단독 내한 공연을 열기 위해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1971년 결성된 퀸은 1973년 셀프 타이틀 앨범 '퀸'(QUEEN)으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해 프로그레시브 록, 글램 록, 하드 록, 헤비메탈, 블루스,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들은 세기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A Night at the Opera)를 비롯해 데뷔 이후 총 15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억 장이 넘는 누적 음반 판매고(추산)를 올렸다. 음악적 공로를 인정받아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고 개인이 아닌 그룹 최초로 '송라이터스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퀸과 리드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1천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 모으며 국내에서 '퀸 열풍'이 불기도 했다.

퀸은 오는 18~19일 양일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 퀸'을 개최한다. 2014년 8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록페스티벌 '슈퍼 소닉'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과 처음 만난 이들이 단독 내한 공연을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7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시작된 월드투어 '더 랩소디 투어'(THE RHAPSODY TOUR)의 일환으로 열린다. 퀸의 오리지널 기타리스트인 브라이언 메이와 드러머 로저 테일러, 그리고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보컬리스트로 2012년부터 프레디 머큐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아담 램버트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많은 분들께서 환영해주셔서 왕족이 된 기분입니다" (브라이언 메이)

역사적인 첫 내한 공연을 앞둔 퀸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브라이언 메이(사진=연합뉴스)
▲인사말을 부탁한다.
브라이언 메이="많은 분들께서 환영해줘서 왕족이 된 기분이다. 이틀 후면 좋은 시간을 갖게 되는데 고맙고 기대가 되는 공연이다"

아담 램버트="한국에 와서 기쁜 마음이다. 작년 여름 북미에서 시작된 투어의 일환으로 한국까지 방문하게 되었다. 라인업뿐만 아니라 프로덕션 자체가 자신 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로저 테일러="한국을 처음 방문한 게 1980년대였다. 이렇게 빨리 변한 도시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지난 번 한국에서 공연을 열었을 때의 소감이 궁금하다.
아담 램버트="열정적인 관객이 가장 많이 생각난다. 특히 맨 앞줄에 있는 관객의 호응에 깜짝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의 감동이 아직까지 남아있는데 아마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로저 테일러="퀸의 관객이 확실히 영화 개봉 이후 많이 젊어졌다. 그에 따라 공연도 달라졌는데 그 모습을 이번 공연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거다. 젊은 관객 분들께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브라이언 메이="4년 반 전에 내한했을 때 한국 팬들의 환대도 기억에 남지만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셀카봉'이었다. 이렇게 좋은 발명품이 있나 싶어서 전 세계 곳곳에 가지고 다녔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브라이언 메이="한국에서 얼마만큼 성공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젊은 분들이 저희에게 소리를 질러주셔서 깜짝 놀랐고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그런 연령대의 함성을 들은 지 너무 오래되어서 새로운 기분이었다"

로저 테일러="영화로 만들어질 때 우리와 논의도 많이 했었고 재밌을 거라고 우리끼리는 생각했지만 세계적으로 그렇게까지 환영을 받을 거라곤 미처 생각 못했다. 하지만 결과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고 당시의 노력과 고생이 보상을 받는 듯한 기분이었다. 영화에서 봤던 그런 열기를 이번 주말에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게 될 것이다"

로저 테일러
▲웸블리에서 공연한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K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브라이언 메이="한국 K팝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영국에서도 워낙 인기가 많아서다. 약간의 색다른 감성을 가진 색다른 아티스트들이 나와서 새로운 영향력으로 크게 음악적인 활동을 하는 건 언제든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앞으로도 탄탄대로 될 것이란 강한 확신이 든다"

아담 램버트="K팝의 시각적인 모습에 감동을 넘어 영감을 받는다. 너무 멋지고 화려한 모습에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로저 테일러="K팝이 세계를 지배했다는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먼저 드리고 앞으로도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와는 아무래도 세대 차이가 있지 않나 싶다. K팝이란 단어에서 나오듯이 팝 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있고 본인들의 음악적 스타일을 뮤직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서 약간의 괴리감이 있지만 그런 것이 현재의 트렌드라는 생각이고 그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브라이언 메이="저희가 젊을 땐 록앤롤이 전부였다. 중간쯤 나이가 좀 들고 나서는 록앤롤이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갔지만 그렇지 않았고 관객과 함께 성숙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K팝은 어떻게 될지 그 미래가 사뭇 궁금하다. 관객과 함께 변화를 겪게될지 지금의 맥락을 이어나갈지 궁금하다"

▲프레디 머큐리와 함께할 때의 퀸과 지금의 퀸은 어떻게 다른가.
브라이언 메이="그룹을 유지해나가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우리는 그룹으로서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발전하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당시의 프레디 머큐리라는 사람의 개성과 지금의 아담 램버트라는 사람의 개성은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 협력해나가면서 그룹 생활을 하는 자체 면에는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도 사운드 체크를 상당히 많이 하고 매번 음악적으로 어떻게 새로운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오고 있기에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로저 테일러="프레디머큐리와 같은 전설적인 프론트맨과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돌아봐도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가창력을 포함해 모든 면이 독보적인 아담 램버트와 함께하고 있는 것도 큰 행운이다. 함께한지 10년이 되어가는 데 그런 면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담 램버트(사진=연합뉴스)
아담 램버트="퀸은 어릴 때부터 우상시해왔던 그룹이었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밴드라고 생각했다. 프레디 머큐리는 개인적인 우상이기도 했고 뮤지션으로서 퍼포머로서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었다. 그래서 사실 퀸과 함께 공연을 하자는 이야기가 왔을 때 부담감이 훨씬 많았다. 제가 무엇을 하더라도 사람들은 분명 비교를 할 테고 부정적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담감이 처음에는 상당했지만 음악적으로 공연을 하는 것은 누구를 따라하거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의 해석을 놓고 거기서 승부를 봐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존경하던 팀과 공연하는 것 자체를 큰 기쁨으로 알고 매 순간을 즐기고 있다. 관객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것은 퍼포머 입장에선 굳이 앞으로 내세워서 걱정해야할 일이 아니지만 그걸 실천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브라이언 메이의 경우 천체물리학자와 뮤지션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브라이언 메이="어렸을 때부터 과학자와 음악가 활동을 동시에 다 잘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편견을 깨기 위해 평생 노력해왔다. 지금은 양쪽을 둘 다 열심히 한 사람으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있는 것 같아서 기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과학과 예술은 그리 멀지 않다. 과학 안에서도 약간의 창의성을 동반한 영감이나 예측 같은 것들이 상당히 중요하다. 음악적 영감을 받는 것과 과학적 영감을 받는 것이 개인적 입장에서는 그렇게 멀지 않다"

▲아직도 월드투어를 펼치는 에너지는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
브라이언 메이="서른다섯 살 때와 비교해 사뭇 다른 게 많아서 건강에 특별히 신경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운동뿐만 아니라 식단도 많이 조절하고 있고 한 달간 비건 식단을 따르기도 했다. 어제는 특별히 사찰 음식을 먹으러 갔다. 제가 봤을 때 예전 어르신들은 건강을 아주 잘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저 역시 많이 신경쓰려고 노력 중이다"

로저 테일러="전 드럼을 치니까 그것만으로도 운동이 충분히 된다. 또 충분히 자는 게 건강 비결이다"

(사진=연합뉴스)
▲퀸 결성 당시로 돌아간다면 바꿔보고 싶거나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나.
로저 테일러="우리의 지난 행적을 돌아보면 재능, 성실성, 믿음도 중요했지만 운도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우린 운이 상당히 좋았고 모든 것들이 일어나는 타이밍도 기가 막혔다. 그렇기에 아무 것도 바꾸면 안 되지 않을까 싶다"

브라이언 메이="그 질문을 받고 뭐라고 이야기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로저 테일러 말이 맞는 것 같다. 우리가 어떤 하나라도 달리했었다면 운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서 아무것도 바꾸면 안 될 것 같다. 사실 처음에 시작했을 땐 이렇게 까지 크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 못 했고 가보지도 않은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으리라고 꿈도 꾸지 못했다. 오늘 날까지도 이런 부분이 새롭게 느껴진다. 그리고 아담 램버트와 함께 계속해서 추구하는 이상향을 찾아 새로운 시도를 하며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도 운의 도움을 상당히 받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부탁한다.
아담 램버트="퀸의 대표적인 음악이 많이 나올 예정이다. 여러분께 선보일 저의 모습도 기대된다. 어느 도시를 가나 많은 분이 함께 따라 부르는 공연이기에 함께 노래를 불렀을 때 어떻게 하면 새로운 기분을 선사해줄 수 있을까란 고민을 하는데 아직까지는 성공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는 듯 하다. 그렇기에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끝인사를 부탁한다.
브라이언 메이="감사합니다. (한국말로). 저희를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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