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의에서 우리 측은 기존에 계속 강조한 대로 SMA의 틀 내에서 협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통해 합리적이고 공평한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은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공감대를 확대했지만, 아직까지 양측간 입장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미국의 요구 금액과 우리 측의 견해 사이에 격차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미국 측은 기존의 인상 요구액인 '50억 달러'를 더 이상 요구하지는 않고 있지만, 주한미군의 역외훈련 비용 등을 포함해 이른바 '준비태세(readiness)' 항목을 신설하는 방법을 통한 인상 요구를 여전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 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는 6차 회의를 위해 워싱턴에 도착한 지난 13일(현지시각)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여러 사안들에 대해 의견을 좁혀가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포괄적 타결을 해 나가는 데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 대사는 SMA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하면서 "양측 간에 창의적인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데 서로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특히 "저희가 동맹으로서 기여하는 바가 많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고, 동맹으로서 이미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에서 가장 큰 장애가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 "양측에서 어떤 수준의 분담을 하는 것이 서로가 수용 가능하고 합리적이며 공평한 수준이냐 하는 부분이다"며 "최종 협상결과는 타결이 되는 모습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7일(현지시각) 양국 협상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현행 협정에서 한국이 지원하고 있는 항목 외에 한미연합훈련과 관련된 미군 부대와 장비의 이동 비용 등 추가 항목을 신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한국은 지난해 대비 4-8% 증액된 금액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성호 방위비분담협상 부대표는 9일(한국시각)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같은 보도에 대해 "숫자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드리기는 어렵지만 소폭 인상을 제안한 것은 맞다"고 답했다.
그는 "미국 측 입장은 항목 신설을 통해서 대폭 증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며 "동맹 기여 차원에서 과거에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구매해 온 실적 같은 것들을 충분히 미국 측에 설명하고 있고, 그런 동맹 기여들이 정당하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충분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7차 회의는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될 예정이며, 관례상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