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가 오르며 지난해 한반도로 향한 태풍은 역대 최다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겨울철 눈을 보기 힘들었다.
16일 기상청이 발표한 '2019년 연 기상 특성'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평년(1981∼2010년)보다 1도 높았다.
아울러 기상청이 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늘린 1973년 이후 2016년(13.6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최고기록과는 불과 0.1도 차이였다.
지난해 연평균 최고기온으로 따지면 19.1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고, 연평균 최저기온은 8.6도로 5위에 올랐다.
여름철 폭염이 1년 전보다 심하지는 않았으나 북쪽 찬 공기의 영향을 자주 받은 4월과 6∼7월을 제외하면 모든 달의 기온이 평년보다 1.1∼1.6도 높아 연 평균 기온이 상승했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기상청은 "2019년은 전 세계 평균 기온이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해였다"며 "우리나라의 연 평균 기온이 오른 것도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국의 연평균 누적 강수량은 1천171.8㎜로 평년값(1천207.6∼1천446.0㎜)보다 적었다.
다만 월별 편차는 컸다.
작년 1월은 8.1㎜로 동월 강수량 기준 하위 5위에 들었으나 10월은 169.0㎜로 역대 가장 많이 내린 해로 기록됐다.
한반도로 온 태풍은 7개로, 평년(3.1개)보다 많았다.
이는 국내에 첫 공식 기상관측소가 설립돼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래 태풍 수로는 역대 최다 공동 1위 기록이다. 앞서 1950년, 1959년에도 태풍 7개가 한반도를 강타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증가한 것은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이고, 눈이 줄어든 것은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한 탓"이라며 "정도에 차이는 있겠지만 둘 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일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월별로 보면 작년 1월과 12월에는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 적설이 적었다.
서울의 경우 작년 1월 강수량이 0.0㎜, 최심신적설(24시간 동안 새로 내려 쌓인 눈의 깊이 중 가장 많이 쌓인 곳의 깊이)도 0.0㎝로 1973년 이래 가장 적었다.
12월에도 인천, 대전, 포항, 대구, 전주 등에 눈이 내리지 않아 적설량 최소 1위를 차지한 곳이 출현했다.
지난해 4월에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작년 12개월 중 유일하게 평균 기온(12도)이 평년값(12.2도)을 밑돌았다.
그러나 5월에 접어들면서 이른 고온 현상이 두드러져 평균 기온이 18.6도로 치솟으면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의 장마는 작년 6월 26일 동시에 시작했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았지만 중부지방엔 강수량이 적었다.
폭염은 1년 전보다 기세가 약했다.
작년 여름철(6∼8월) 폭염 일수는 13.3일로 1년 전(31.4일)의 41%, 열대야 일수는 10.5일로 전년(17.7일)의 59% 수준이 됐다.
다만 늦더위가 이어지며 가을철(9∼11월) 전국 평균기온은 15.4도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