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전 회장을 둘러싼 혐의를 들여다보던 과정에서 훈련보상금을 횡령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나와 사실관계를 조사중이다.
훈련보상금은 유소년 선수가 해외로 진출할 경우 선수를 영입한 프로 구단에서 출신 학교에 일정 금액을 지급하도록 규정한 국제축구연맹(FIFA) 제도다. 선수 성장과 육성에 기여한 학교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경찰은 언남고 출신 선수들의 해외 진출자 명단을 확보해 훈련보상금의 지급 여부와 금전 흐름을 추적 중이라고 전해졌다. 횡령 의혹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에는 국제공조수사도 요청한 상태다.
구단이 지급한 훈련보상금은 출신 고교에 귀속돼 시설 개선과 훈련비 등 남아있는 후배들의 육성에 주로 쓰인다. 정 전 회장의 횡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학교와 선수 모두에 피해를 끼쳤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앞서 경찰은 언남고 재직 당시 축구부 운영비를 가로채고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정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금품 관련 주요 범죄 혐의가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전 회장 측도 "축구부 운영비 횡령이나 학부모 성폭행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언론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양 함부로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이와 무관하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정 전 회장을 영구제명했다.
경찰은 추가로 포착된 의혹들을 전반적으로 수사한 이후 조만간 정 전 회장의 신병 처리와 사건 송치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