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이날 오후 목포 목상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 출판기념회에서 아내인 고(故) 이선자 여사에게 가장 미안했던 것으로 결혼 기간 동안 휴가를 2번 밖에 가지 못한 점과 두 딸의 성장기에 관심을 쓰지 못했던 것을 꼽았다.
그는 "아내와 딱 2번 휴가를 가봤다. 아내와 함께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 이희호 여사님을 모시고 휴가를 갔지만 그분들께는 휴가지만 저와 아내는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불평하지 않아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두 딸은 '아빠는 엄마한테 어떻게 했느냐. 우리 자랄 때 학교 한 번 와봤느냐'는데 사실 초·중·고·대학교를 다닐 동안 한 번도 학교에 가보지 못했다"며 "아내조차 '어떻게 한 번도 안 가 봤느냐'는데 그게 또 미안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정치인들 부인들은 다 그렇게 살 것이다. 옷을 잘 입어도 못 입어도, 말을 많이 해도 안 해도 항상 말썽이 된다"며 "과거 '옷 로비' 사건 때 아내가 연루됐을까봐 사흘을 이실직고하라고 추궁하니 '그렇게 못 믿느냐'고 답했는데, 하늘라라로 떠나고 나니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중에 병상에서 제 손을 잡더니 '이제 당신이 하고 싶었던 (정치를) 목포에서 원 없이 하라. 대신 열심히 하고 두 딸들을 위해 살라'고 하기에 그러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렇게 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더니 그 후로 말 한 마디 못하고 3주 후에 하늘나라로 갔다"고 말해 목포 재선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무대에 등장하면서 "목포 케이블카를 지으면서 국비를 1047억 늘려 8천억 원을 확보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박 의원은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토크쇼 사회자의 요청에 "열심히 정치하고, 목포에 금귀월래하고, TV·라디오 스타하고, 예산 도둑놈하면서 두 딸, 두 손자하고 열심히 살 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시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토크쇼 사회자인 방송인 김미화 씨가 자신의 짧은 헤어스타일을 가리키며 "젊은 사람들처럼 깎으셨다"고 하자 "요즘 이 헤어스타일이 유행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도 그렇고. 헤어스타일도 하늘나라에서 지배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황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정치인 상당수는 지난해 조국 사태 이후 이를 규탄하는 릴레이 삭발을 펼친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박 의원이 소속된 대안신당을 비롯해,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의원들도 참여해 축하의 말을 건넸다.
창당 후 첫 지역 최고위원회의를 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맞춰 목포에서 개최한 대안신당은 최경환 대표를 비롯해 천정배, 장병완, 유성엽, 윤영일, 김종회 등 지역구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최 대표는 "박 의원이 목포의 큰 인물이지만 호남에서도 큰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했고, 천 의원은 "삼국지에 나오는 인물의 능력이 각자 다양한데, 모든 인물들을 합하면 박 의원의 절반쯤 된다"고 치켜세웠다.
목포를 지역구로 둬 박 의원과 오는 총선에서 경쟁하게 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어머니인데, 이선자 여사께서 박 의원께 두 딸을 걱정하면서 남기신 말씀이 곧 어머니"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60년대 새로운 정치를 열고, 박 의원께서 그것을 이으셨다면, 다시 호남에서 이를 이어 새로운 정치를 세워나가는 것이 박 의원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존경과 경쟁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도 축사에 나섰다.
문희상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는 축전을 보냈으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 등 정치권 인사와 방송인 김어준, 김제동, 코미디언 노정렬,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등도 영상 축전을 보냈다.
토크콘서트 진행은 김대중 전 대통령, 박 의원과 함께 인연이 있는 방송인 김미화 씨가 맡았다.
이날 행사에는 내빈을 비롯해 지역주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참석자 규모가 커서 행사장인 목상고 정문 앞에는 군밤, 떡볶이 등 간식이나 모자, 목도리 등 잡화를 판매하는 상인들이 노점을 여는 풍경도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