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대폭 줄이고 형사 및 공판부를 강화하는 내용의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을 추진중이다.
구체적으로 검찰의 직접수사부서 13개를 축소·조정해 그중 10개 부서를 형사부로, 나머지 3개 부를 공판부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부서 4개는 2개로 줄어든다. 반부패수사3부는 형사부로, 4부는 공판부로 전환된다.
당장 영향을 받는 사건은 반부패수사4부(이복현 부장검사)에서 수사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이다.
반부패수사4부는 지난 10일 김종중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며 한창 수사중이다. 지난 7일에는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를 소환하기도 했다.
문제는 반부패수사4부가 공판부로 전환되면서 수사를 맡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해당 부서는 사법농단 공판을 담당하고 있는 특별공판팀 산하로 편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 사건은 명맥을 유지하는 반부패수사1·2부로 재배당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다만 재배당 이후 수사 동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바이오 사건은 지난해 2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고발한지 약 1년 동안 수사를 이어왔다. 새로운 수사팀이 방대한 분량의 사건을 다시 검토해야하는 상황인만큼 일정부분 지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번 직제개편으로 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와 과학기술범죄수사부, 서울서부지검의 식품의약조사부 등 3개 부서도 형사부로 바뀐다.
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에는 현재 상상인저축은행 부당대출 의혹 사건이 배당돼 있다. 기업에 전환사채(CB)를 담보대출하고 처분하는 과정에서 약 6억원의 매각대금을 덜 받아 대주주에게 이익을 제공한 의혹이다. 앞서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받았다.
조세범죄조사부의 경우 형사부로 전환된다. 다만 중점청으로 지정된 서울북부지검에서 조세사건을 전담하기로 한만큼 사건이 북부지검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무부는 형사부로 바뀌는 직접수사부서의 경우 각 전담 기능을 남기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전담 형사부가 생긴다는 취지다. 이 경우 각 직접수사부서 사건의 경우 전환되는 형사부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 관계자는 "직제개편안이 확정된 게 아니고 사건 배당도 확실한 건 아직 없다"면서도 "재배당이 이뤄지면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하는만큼 전담 형사부의 경우 사건이 그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