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차량과 충돌을 가까스로 모면한 김호성 씨는 1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레미콘이 마지막에 교각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내가 있던 승용차와 충돌했다"며 아찔했던 사고 순간을 회상했다.
김 씨는 "교차로에서 전방을 주시하기 위해 10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왼쪽에서 레미콘이 경적을 울리면서 다가오고 있었다"며 "그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레미콘 운전기사가 내 차와 충돌 직전 방향을 틀어 교각과 충돌했다"고 말했다.
김 씨 차량에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레미콘 차량이 빠른 속도로 경적을 울리며 다가온다.
이후 김 씨 차량이 가까스로 멈춰 섰고, 방향을 살짝 튼 레미콘 차량이 교각과 충돌한다.
김 씨는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를 들었는데 사고를 당하신 운전자분이 속도를 줄이려고 애쓰셨던 것 같다"며 "언론 보도 이후 운전자가 숨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희생이 없었다면 나 또한 사고를 당했을 것이고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양터널 요금소에서 신모라 교차로까지 구간은 잦은 사고로 '마의 구간'으로 불린다.
경사도 16∼17%에 이르는 급격한 내리막길로 대형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못해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파열 등 사고가 반복되자 2017년과 2019년 두차례에 걸쳐 예산이 투입돼 교통안전 시설물이 보강됐다.
또 미끄럼 방지 포장, 과속 단속 카메라 위치 변경 등 보강이 이뤄졌지만, 화물차 노동자들은 여전히 이 지역이 위험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민중당 북사상강서구위원회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화물차 운전자 47명과 모라동 주민 27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화물차 운전자 91.5%와 주민 96.7%가 여전히 '위험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