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바다처럼 평화로우시며"…'아첨' 논문에 中과학계 발칵

네티즌이 발견해 웨이보에 올려
해당 기관 편집자 해고하고 해당 학자 논문 조사
네티즌들 "어떻게 이런 글이" vs "심오한 주제 반영"

중국과학원 전경. 사진=중국과학원 홈피 캡처
중국과학원(CAS) 소속의 연구진이 자신이 속한 기관이 발행하는 학술지에 연구와는 거리가 먼 스승과 스승 부인을 칭송하는 내용을 실은 것으로 드러나 과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중국 공산당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즈의 12일과 13일 보도에 따르면 2013년 '빙하학과 지질학'에 게재된 중국과학원 냉건지역환경공학연구소 연구위원 쉬종민의 30쪽 짜리 논문의 제목은 ‘생태경제통합 프레임워크의 이론과 실천’이다.

그런데 학술적 개념을 다루고 있는 도입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스승인 쳉구오동과 부인의 영광스러운 행정과 사랑스런 이야기에 관한 것"(about the glorious deeds and loving stories)이었다.

심지어 "나의 스승님, 그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고 평화로우시며… 높은 곳에 우뚝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고귀한 단순함과 엄숙한 위대함을 보여 주십니다"라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런 사실은 중국의 한 네티즌이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 해당 논문을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이 글이 오르자 "이게 논문이냐" 등의 분노의 글이 뒤따랐고 네티즌들은 논문 검증시스템의 헛점과 혈세 낭비를 지적했다.

실제로 이 논문은 중국 국립자연과학재단이 후원한 사실이드러나 피문이 커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정말 필요한 일부 사업은 후원을 받을 수 없는 상태에서 정부 자금이 낭비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을 안 <빙하학과 지질학>측은 뒤늦게 해당 논문을 철회하고 편집장을 해고했다. 편집장은 다름아닌 쉬종민의 스승 쳉구오동이었다.

네티즌들은 쉬종민의 다른 논문들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쉬종민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연과학자들도 감정적 입력이 필요하다. 그 글은 약간 문제가 있어 보일지 모르지만, 심오한 주제를 반영하고 있다."고 뻔뻔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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