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매체 '버라이어티'는 이날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에서 제92회 아카데미상 후보를 발표한 직후 "'기생충'이 오스카에 발을 내디딘 첫 한국 영화로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한국 영화의 풍부한 역사를 본다면 아카데미 회원들이 그동안 이 나라 영화를 너무 무시해온 셈"이라며 지난해 최종 후보에 오르는 데 실패한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오스카 후보가 되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미국에서 2천500만 달러(약 290억 원), 전 세계 1억3천만 달러(약 1천500억 원)의 흥행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미국 방송사 HBO에서 드라마 시리즈로 리메이크 논의가 진행될 정도로 강력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버라이어티는 봉준호 감독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계에는 수많은 장인들이 있다. 오스카 수상으로 서구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 대목을 곁들여 소개했다.
'더 할리우드 리포터'(THR)는 봉준호 감독이 중국 이안 감독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오스카 노미네이션(지명) 감독이 됐다면서 "한국 영화는 마침내 오스카의 지명을 받는 데 성공했다. 그것도 한 부문이 아니라 무려 여섯 부문 후보"라고 썼다.
THR는 그동안 어떤 작품도 아카데미에서 외국어영화상과 작품상을 동시 정복하지 못했다면서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멕시코) 감독의 '로마'가 이루지 못한 것을 '기생충'이 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영화 전문매체 '인디와이어'는 "91년간 오스카의 낙점을 받지 못하던 한국 영화의 모든 것을 '기생충'이 바꿔놓았다"고 평했다.
미 일간 LA타임스는 "장르를 초월하는 계층분화 블랙코미디인 '기생충'이 첫 한국 영화로 오스카의 땅에 상륙하는 역사를 썼다"면서 "봉준호는 2000년대부터 굳건한 팬덤을 만들어왔다. '살인의 추억', '마더', '설국열차'가 그런 작품"이라고 전했다.
APTN은 "오스카 지명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것"이라는 '기생충' 제작팀의 반응을 전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이날 작품상 후보에 '기생충'이 포함된 기사를 긴급 속보로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