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실손? 新실손? 뭐가 유리할까…보험 갈아타기 갈림길

"구관이 명관...옛날 보험 보장성 좋지만"
매년 큰 폭 보험료 인상 부담된다면 '갈아타기' 고려해 볼만 해

(이미지=연합뉴스)
# 올해 39세인 A씨는 2009년 질병의료비가 1억원 한도 보장에서 5년마다 갱신되는 한 보험사의 실손보험에 가입했다. 가입 당시 보험료는 1만 700원이었지만 최근 3만 5천원까지 올랐다. A씨는 보험료는 급등하는데, 병원도 자주 가지 않을뿐더라 1억원 한도까지 보장 받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최근 실손 갈아타기를 했다.

# 올해 38세인 B씨는 2013년 암보험에 특약 형태로 실손보험을 가입했다. 상해· 질병 입원의료비 보장 한도는 5천만원이다. B씨가 내는 실손보험료는 1만 6천원 정도. 만약 최근에 나온 신실손보험으로 갈아타게 되면 보험료는 9천원대로 줄어든다. MRI,도수치료,비급여 주사 등에 대한 특약을 더할 경우 1만 3천원이다. B씨는 착한실손과 보험료 차이는 크게 없지만, 과거에 가입한 보험의 보험료가 계속 오른다고 하니 지금 갈아 타야 할 때인가 고민중이다.

올해 구(舊)실손과 표준화 실손보험료는 9%정도 대폭 인상하고, 신(新)실손보험료는 같은 비율로 내린다고 하면서 보험가입자들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쉽게 구분하자면 구실손은 보험료가 높은 대신 보장한도가 크고 자기부담금이 없지만, 신실손은 보험료가 낮은 대신 자기부담금이 높다.

실손보험은 판매시기와 담보구성에 따라 2009년 10월 이전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구 실손), 2009년 10월~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실손', 2017년 4월 이후 판매된 '착한 실손'(신실손) 등 3종류로 나뉜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구실손은 입원의료비의 경우 최대 1억한도내에서 보장되고 자기부담금 비율이 0%다.

구 실손이 자기부담금이 없다보니 필요이상으로 병원 진료를 여러 번 받게 되는 과잉진료가 횡행하자, 2013년부터는 자기부담금을 포함시키는 표준화 실손이 도입됐다. 표준화실손부터는 모든 보험회사의 약관이 같고, 자기부담금 10%가 적용됐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늘어나고,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가 남용되자, 금융감독원은 도덕적해이가 가장 높다고 판단되는 비급여 의료항목에 대해서는 특약으로 분리하기 시작했다.

흔히 '착한 실손'으로도 불리는 신실손보험이 이같은 조치에 의해 2017년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2년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경우 보험료가 약 10% 할인된다. 보험료가 최고 35% 이상 저렴하지만 앞선 보험들에 비해 자기부담금 비율이 20%로 높아졌으며 도수치료, 비급여 MRI, 비급여주사 등은 특약으로 분리하고 자기부담금을 30%로 올렸다.

◇ 그렇다면 나도 '신실손'으로 갈아타야 하나?

업계에서는 흔히 "옛날 실손의 혜택을 따라갈 수가 없다. 보험은 예전 상품일수록 좋다"는 말들을 한다. 이 때문에 갈아타기를 주저하게 된다. 또 이미 구 실손과 표준화 실손은 판매가 완료된 상품이기 때문에 갈아타게 되면 다시 돌아올 수가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3396만 건 가운데 3145만 건이 앞에 설명한 구실손과 표준화 실손 가입자들로, 전체 실손 가입자의 92.6%를 차지한다. A씨가 가입한 보험은 구실손, B씨가 가입한 보험은 표준화 실손이다.

보험연구원의 보험료 인상 시나리오에 따르면 3년 갱신 실손보험에 가입한 40세 남성의 보험료는 3만8000이지만, 매년 10%씩 인상을 할 경우 이 남성이 70세 때 내야 하는 보험금은 66만 7천원에 이른다.

(이미지=연합뉴스)
표준화 실손의 경우 매 해 10% 인상을 가정할 경우 39~44만원이다. 같은 조건으로 신실손에 가입할 경우에는 25만 8천원이다. 이 때문에 보험료 인상만을 놓고 본다면 신실손으로 갈아탈 유인이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경제적 상황과 병원을 찾는 횟수 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소 병원에 자주 다니거나 비급여 진료항목에 대한 이용이 많다면 구실손을 유지하는게 낫다.

반면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보험료 인상이 부담스럽거나,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경우라면 신실손으로 갈아타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만 놓고 보면 예전 보험이 좋은 게 맞다"면서도 "그런데 보험료 인상폭이 크다 보니 은퇴 이후에 보험료를 감당하며 계속 유지하는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해진 답은 없는데 20~40대 병원을 자주 가지 않는 분들이나 경제적인 소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분들은 갈아타는 걸 권하긴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손보험에 언제 가입했는지. 착한 실손으로 전환 전 후 보험료, 경제 상황 등을 비교해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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