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찰무마 수사' 고기영 신임 동부지검장 "절제된 검찰권 행사"

전임 조남관 검찰국장 "사법 영역서 피아 구분하면 정의·공정 세울 수 없어"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동부지검의 수장이 13일 교체된 가운데, 전임자와 후임자가 한목소리로 검찰 개혁에 동참할 것을 강조했다.


고기영(55) 신임 서울동부지검장은 13일 취임사에서 "겸손하고 절제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자"며 "검찰의 권한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임을 명심해야 하며, 우리가 행사하는 권한이 '나의 권한'이라는 오만과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 지검장은 "지금 우리의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면서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시기에 서울동부지검 검사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저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우리의 업무 방식이나 자세가 과거와 똑같이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이임식을 한 조남관(55) 신임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동부지검을 떠나면서 검찰 개혁 동참과 '피아 구분 없는 수사'를 메시지로 남겼다.

조남관 국장은 지난 10일 이임사에서 "지금 우리는 '검찰 개혁'이라는 거센 변혁의 소용돌이에 있다"면서 "그동안 국민위에 군림하거나 조직 이기주의로 국민에게 비쳐졌던 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고쳐나가는 등 스스로 변화와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치와 전쟁에서는 피아 구분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만 수사와 공판이라는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피아를 구분하기 시작하면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기영 신임 지검장(사법연수원 23기)은 서울지검·부산지검과 대검찰청 등을 거쳐 2017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검사장급), 2018년에는 대검찰청 강력부장과 춘천지검장을 지냈다. 지난해 부산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번 인사로 서울동부지검장에 발탁됐다.

조남관 검찰국장(24기)은 부산지검·전주지검·서울지검 등을 거쳐 2006∼2008년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지냈다. 2017년에는 국가정보원 감찰실장 겸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7월 서울동부지검장에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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