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당은 "관련 논란 상황을 감안해 당의 정체성과 기조를 기반으로 하는 공약 개발 활동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나다은 위원을 해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9일 '국민과 함께 하는 2020 희망공약개발단' 위원으로 여성 관련 인터넷 매체의 편집국장 출신인 나 씨를 위촉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나씨의 과거 발언이 속속 '발굴'되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해촉하기로 결정했다.
나씨는 지난해 9월 자신의 블로그에 '검찰개혁 200만 민심이 천심이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민은 100년 전 독립운동가들의 영들과 하나되어 싸우고 있다. 부패한 검찰로 내 나라가 썩어가는 것을 방어하고 지키기 위함이다"라고 적었다. 현재 해당 글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또 조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했을 때는 "검찰개혁은 어디로? 조국 장관님 고생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나씨는 이밖에도 "존경하고 사랑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기거나 김정숙 여사가 표지모델로 등장한 한 주간지를 들고 김희선 전 통합민주당 의원과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민주당 힘내요", "이해찬 대표님의 모두 발언 너무 좋습니다!"등 평소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과거 나씨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친(親) 민주당 성향의 게시글을 자주 올린 것으로 드러나자, 한국당 안팎에서는 인사검증 방식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원들 사이에서도 나씨의 정체성을 두고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결국 위촉 3일 만에 부랴부랴 해촉하기로 결정했다.
나씨의 해촉 소식이 알려지자 이준석 새로운보수당 젊은정당비전위원장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내가 봤던 선거기계에 가깝던 모습의 새누리당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8년 전 나를 영입하기 위해 당은 수차례 전화를 하고 직접 만나서 이야기까지 할 정도의 정성을 들였던 지도자에 놀랐고, 내가 가진것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기획했던 그 기획력에 감탄했다"며 "갓 정치에 뛰어든 내가 초기에 여러 실수가 있어도 위축되지 않고 적응해나갈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준 그 무게감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8년 전 당사에 처음 들어간 날 인터넷에서 흔히 구축된 이미지처럼 '그런데 당사에 댓글부대는 어디있나요'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질문을 던지던 그 날들이 기억이 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요즘은 나를 키워줬던 '나보다 조금 나이 많은 그 때의 형들'이 앞장서서 불출마를 선언하고 바위로 계란치기식 저항을 하다가 진짜 깨진 계란이 되는 것을 보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깨진 계란이 아니라 병아리가 되고 닭이 되었어야 할 사람들이고, 그들 중 일부는 실제 계란인 줄 알았지만 독수리알이었을 것이라 확신하는 분들이었다"며 "나는 이제 겨우 메추리알 정도 되었나"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