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승주(고려대 교수)
정말 주말 내내 뜨거웠던 뉴스가 하나 더 있죠. 주진모 씨를 비롯한 유명 배우와 아이돌 가수. 이런 연예인 10여 명의 휴대 전화가 해킹이 됐고 그 속에서 나눈 아주 사적이고 은밀한 SNS 대화들이 유출이 돼서 일파만파 퍼진 사건이었는데요. 해커가 주진모 씨한테 10억 원 이상을 요구했는데 주진모 씨가 응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저는 주진모 씨가 휴대폰을 도난당했거나 아니면 어디에 수리를 맡겼다가 이런 일을 당한 거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요즘 대부분의 휴대폰이 연결돼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그 클라우드 서비스의 계정이 해킹된 거였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휴대폰을 아무리 잘 간수한들 벌어질 수 있는 일이란 얘기인가? 이거 어떻게 된 건지 전문가의 얘기를 좀 듣고 가 보죠. 고려대학교 정보대학원 김승주 교수 만납니다. 김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승주>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주진모 씨는 휴대폰을 분실한 적도 없고 어디에 수리를 맡긴 적도 없고 쓰던 폰을 판 적도 없는데 대체 이 은밀한 카톡 대화가 어떻게 소위 털린 겁니까?
◆ 김승주> 지금 아직 조사 중이니까 확정된 건 아니고요. 그런데 그 관련 업체 발표에 따르면 요새 무슨 여러 가지 무슨무슨 패드도 있고 스마트폰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것들을 분실할 경우에는 데이터가 다 소실될 수가 있기 때문에 요새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이 기기들을 연동시켜놓습니다.
◇ 김현정> 삼성 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 구글 클라우드. 뭐 이런 클라우드죠?
◆ 김승주> 그렇죠. 그래서 내 휴대폰에 있는 전화번호부 목록이라든가 아니면 캘린더 일정 아니면 문자메시지 내용. 이런 것들을 클라우드와 연동시켜서 자동으로 백업되도록 해 놓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이제 스마트폰을 분실해도 나중에 거기에서 카피를 해서 내려받을 수가 있잖아요. 아마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서 백업해 둔 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라고 지금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승주> 지금 삼성폰 같은 경우에는 카톡 대화를 연동하는 기능은 없고요. 그런데 클라우드 서비스 중에는 휴대폰의 데이터 전체를 백업하는 기능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아마 유출된 것은 일반 메시지가 유출된 것이지, 대화까지 유출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럼 이게 문자 메시지 주고받은 거라고요?
◆ 김승주 > 네. 그러니까 현재 삼성 클라우드에는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백업하는 기능은 들어 있질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제가 어떤 클라우드에 들어가서 사진만 본다고 해도 사실 백업 유무에 체크해 놨으면 문자까지 다 클라우드로 갔었을 거란 말씀이시군요.
◆ 김승주> 그렇죠. 보통은 일반 분들이 클라우드와 연동돼 있다는 거 자체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요. 클라우드에 연동돼 있다라고 하면 어떤 정보까지가 올라가는 건지도 사실 관심이 잘 없으시거든요. 그러니까 사실 대부분 사용자들의 경우는 이 클라우드 쪽은 방치되고 있다고 보셔야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해커들이 그걸 노리는 경우가 많고요.
◇ 김현정> 이게 백업이 돼 있다는 것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 김승주> 그렇죠.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종종 벌어집니다.
◆ 김승주> 일단 삼성전자도 발표를 하기는 했지만 제 자신도 클라우드 자체가 직접적으로 해킹당했다라기보다는 주진모 씨의 아이디, 패스워드가 도용당한 쪽이 더 맞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그 해커가 주진모 씨 아이디를 어떻게 알았을까요,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 김승주> 일단은 클라우드 자체가 직접적으로 해킹을 당했다라고 그러면 피해 범위가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났어야 됩니다. 그런데 이게 특정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나타난 걸로 봐서는 클라우드 자체가 해킹당한 것 같지는 않고요.
제가 아이디, 패스워드가 도용당했다라고 말씀드린 것은 많은 연예인분들이 스마트폰이 뚫렸다, 페이스북이 뚫렸다, 트위터가 해킹당했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그런데 조사를 해 보면 진짜로 해킹당했다라기보다는 다른 사이트의 아이디하고 패스워드를 쓰던 것을 해커가 알아낸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아이디하고 패스워드를 똑같이 삼성 클라우드나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도 똑같은 아이디하고 패스워드를 썼던 거죠. 그럴 경우에 아이디하고 패스워드 도용이 일어나게 됩니다.
◇ 김현정> 그 말은 아이디와 패스워드 뚫는 게 굉장히 쉬운 사이트들이 있다는 얘기죠. 보안이 취약한.
◆ 김승주> 영세한 쇼핑몰 같은 사이트죠.
◇ 김현정> 그러면 예를 들어 A라는 연예인이 영세한 쇼핑몰에서 쓰던 아이디와 비번을 똑같이 클라우드에도 쓰고 카톡에도 쓰고 여기저기 쓰면 그걸 가지고 다른 계정에도 시도해 보는 거군요?
◆ 김승주>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다가 하나 뚫리는 거군요?
◆ 김승주>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 이번에 연예인의 문자 메시지가 털렸기 때문에 관심이 뜨겁습니다마는 생각해 보면 이건 누구나 이렇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네요?
◆ 김승주> 맞습니다. 그래서 한 1-2년 전에도 할리우드 배우도 이런 식으로 해서 사진이 전부 다 털린 적도 있고요. 그래서 요새 ‘삼성 폰이 이거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 이러시는데 1-2년 전에 할리우드 배우 클라우드가 털렸을 때는 그것은 아이폰이었거든요.
◇ 김현정> 아이폰도 털릴 수도 있겠네요, 이런 식이라면? 아이디랑 비번을 넣는 거니까.
◆ 김승주> 그렇죠. 아무리 잘 만들어도 아이디하고 비밀번호 관리를 소홀히 하면 이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애플 같은 경우에는 이중 인증이라 그래서 아이디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되지만 또 다른 인증을 또 거쳐야 됩니다. 예를 들어 SMS 문자 메시지 같은 걸 확인한다든가. 삼성 같은 경우도 그렇게 이중 인증을 제공합니다마는 아이폰하고 다른 건 아이폰은 의무적으로 전부 다 이중 인증을 해야 되고요.
◇ 김현정> 선택이군요.
◆ 김승주> 삼성은 사용자가 선택해야 되는 거고요.
◇ 김현정> 여러분, 이런 식으로 해서 연예인들의 카톡, 연예인들의 SMS 문자메시지가 털린 겁니다. 그럼 우리가 여기서 기억해야 할 것 세 가지가 있다고요. 첫 번째는 무엇인가요?
◆ 김승주> 일단은 사이트가 달라지면 비밀번호는 다른 걸 쓰셔야 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헷갈려요. 요즘 워낙 쇼핑몰이며 뭐며 등록한 게 많아서. 그러면 적어놔야겠네요? 귀찮더라도.
◆ 김승주> 아니요. 그걸 본인만의 규칙을 만들어놓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다. 그러면 한글로 ‘백설’ 하시고 더하기(+) 표시하시고 숫자로 7 하시면 일종의 규칙이 만들어진 거죠. 그다음에 맨 뒤에다가 접속하시는 사이트 주소의 앞의 두 글자만 내가 붙이겠다라든가. 그러면 비밀번호가 계속 바뀔 거잖아요.
◆ 김승주> 그렇죠. 그래서 본인만의 규칙을 만들어서 사이트마다 비밀번호를 바꿔주시라 하는 게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이중 인증이라고 하는 걸 가급적 켜두시는 게 좋습니다. 그래서 요새는 워낙 해킹이 발달했기 때문에 비밀번호 외에도 생체 인식이라든가 SMS 문자 확인이라든가 별도의 인증 수단을 추가로 더 하나 하시는 게 좋고요. 세 번째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스마트폰 OS하고 앱은 항상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를 해두셔야 됩니다.
◇ 김현정> 업데이트 한 번 누르면 몇 분씩 걸리고 이러니까 다들 ‘나중에 하기’를 누르고 넘어가시거든요. 그러지 말고?
◆ 김승주> 그리고 업데이트 공지가 뜨면 그 공지를 일반인이 아니라 해커도 보거든요. 그래서 해커는 그 공지를 분석해서 스마트폰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내게 되고 하루이틀 안에 바로 공격 코드를 만들어냅니다.
◇ 김현정> 정말요?
◆ 김승주> 그래서 공지가 뜨면 즉각적으로 업데이트하셔야 되고요. 실제로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만 잘돼 있어도 우리 무슨 스미싱 문자를 통한 해킹 이런 얘기 많이 나오잖아요. 조금 있으면 구정도 있고 하니까. 그런데 업데이트만 잘돼 있어도 이런 스미싱 문자를 통한 해킹의 95-96% 이상은 견뎌낼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스마트폰 최신 버전 업데이트 메시지가 뜨면 여러분 미루지 마시고 이틀 안에, 최소한 이틀 안에는 반드시 업데이트 하라. 여기까지 기억해야겠습니다. 김승주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승주> 네,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