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아임뚜렛'이 투렛증후군(Tourette syndrome·틱장애) 증상을 과장했다고 고백한 가운데 국내 주요 유튜브 콘텐츠인 '먹방'(먹는 방송)까지 '편법' 의혹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은 지난해 7월 올라온 한 유튜버의 '먹방' 영상이 '아임뚜렛' 사건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시작됐다.
해당 유튜버는 '이 영상을 보면 누구나 먹방 유튜버로 돈 많이 벌 수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산더미 같은 라면을 앞에 두고 실제 음식을 먹지 않으면서도 편집을 통해 '먹방'을 하는 법을 소개했다.
유튜버가 소개한 방법은 두 가지다. 최대한 많은 양의 음식을 씹은 후 뱉거나 시청자들에게 음식을 먹여주듯 화면 가득 보여준 후 버리는 것이다.
이후 음식이 계속 입 안에 있는 것처럼 씹는 시늉만 자연스럽게 해주면 뱉고 버리는 장면은 편집하고, 씹는 소리는 입혀 자연스러운 '먹방'이 탄생한다.
이 유튜버가 '먹방'을 조작하는 유튜버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었지만 라이브가 아닌 '편집점'이 많은 몇몇 '먹방' 유튜버들이 의혹을 샀다. 구독자 증대를 통한 수익을 위해서 '먹방'을 점점 자극적으로 제작하지만 실제 먹는 것이 아니라면 공정한 수익이 아니라는 논쟁이었다.
구독자 200만 명을 보유한 대표적인 '먹방' 유튜버 문복희는 9일 올린 '먹방' 영상에서 '씹고 뱉는 게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에 직접적인 답변을 남기기도 했다.
문복희는 "'씹뱉한다'(씹고 뱉는다)는 댓글이 많아서 오늘은 편집을 최소한으로 했다"며 "씹다가 외부소음이 발생하거나 오래 씹으면 입에 너무 묻거나, 질척이게 먹을 때도 깔끔함을 위해 잘라내는 경우가 있다"고 편집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 "정말 음식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절대로 먹다가 뱉거나 음식을 버린다는 일은 상상을 해본 적이 없다. 최근 들어 너무 많은 분들이 '씹뱉'이 사실인양 공격적인 댓글을 달아 이렇게 이야기하게 됐다. 제 진정성이 의심 받는 것 같아 슬프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초 논란의 시발점이 된 유튜버는 "내 의사와 다르게 왜곡돼 정직하게 방송하시는 몇몇 '먹방' 유투버들이 오해를 받고 피해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하다"며 "이러한 것도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좋은 취지에서 영상을 찍었고, 너무 색안경끼지 말아달라"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튜브의 파급력이 점점 높아지는만큼, 유튜버 개개인의 도덕성에 맡기기 보다는 적절한 규제를 통해 검증력을 높일 방도를 찾아야 된다는 진단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튜브가 이제는 기존 매체만큼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가진 시대가 됐다"며 "유튜브는 유튜버들과 수익을 나눠가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급력과 영향력이 커진 만큼, 그에 따른 책임도 따를 수밖에 없다"며 "딱히 시청자들에게 금전적 피해를 주진 않지만 방송사들이 콘텐츠 제작 전에 검증을 거치는 것도 그런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튜브가 가짜 뉴스, 조작 등 문제 콘텐츠들 생산하는 채널에는 재개설 불가 등 더욱 엄격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아니면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신뢰도 문제는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