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조미(북미)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며 공식 관영매체를 통한 새해 첫 대남 비난을 시작했다.
북한 외무성 김계관 고문은 11일 낮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새해 벽두부터 남조선 당국이 우리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를 대긴급 전달한다고 하면서 설레발을 치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은 조미 수뇌(북미 정상)들 사이에 특별한 연락 통로가 따로 있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어 "미국 대통령의 생일 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라며 "수뇌들 사이에 친분 관계를 맺는 것은 외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 관계에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해야겠다"는 비난도 곁들였다.
김 고문은 "세상이 다 인정하는 바와 같이 우리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런 친분관계를 바탕으로 우리가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복귀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기대감을 가진다거나, 또 그런 쪽으로 분위기를 만들어가 보려고 머리를 굴려 보는 것은 멍청한 생각이다"고 일축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개인'적인 감정이어야 할 뿐, 국무위원장은 우리 국가를 대표하고 국가의 이익을 대변하시는 분으로서 그런 사적인 감정을 바탕으로 국사를 논하지는 않으실 것"이라며 꾸준히 강조되던 양 정상간의 '개인적인 친분'에도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탁(협상 테이블)에서 1년 반이 넘게 속히우고(속고) 시간을 잃었다"며 "우리가 다시 미국에 속히워 지난 시기처럼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평화적 인민이 겪는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고 일부 유엔제재와 나라의 중핵적인 핵시설을 통째로 바꾸자고 제안했던 베트남에서와 같은 협상(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며 "일방적인 강요나 당하는 그럼 회담에 다시 나갈 필요가 없으며 회담탁 위에서 장사꾼들처럼 무엇과 무엇을 바꿈질할 의욕도 전혀 없다"며 북미대화 가능성 또한 부정적으로 표현했다.
김 고문은 "조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잘 알고 있으며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이 연말에 언급했던 '자력갱생'과 '정면돌파'를 다시금 시사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남조선 당국은 이런 마당에 우리가 무슨 생일축하 인사나 전달받았다고 하여 누구처럼 감지덕지해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이라는 허망한 꿈을 꾸지 말고 끼여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북한이 2020년 새해 들어 선전매체가 아닌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전하는 관영매체(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를 통해 대남 비난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