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활약상이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굵직굵직한 족적을 제법 많이 남겼다. 말 보다 속이 꽉 찬 내실을 자랑했다.
국내에서는 개그맨 외에 드라마 ''카이스트''를 비롯해 영화 ''구세주'', ''만남의 광장'' 등을 통해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최근에는 ''구세주 2-택시 드라이버''에 비중 높은 조연급으로 캐스팅 돼 본격적인 연기자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일본 NHK에서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시에 일본 드라마에도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몇 년간 권상우, 박용하, 비 등 한류스타들의 일본 팬미팅 MC도 전부 그의 차지였다. 오는 20일 한국 개그맨 최초로 일본 심장부 도쿄에서 팬 미팅도 갖는다.
◈ 한국에선 연기자로
김현기는 개그맨으로 첫발을 내디뎠지만 연기자는 어렸을 때 부터 지녔던 꿈이다.
그는 "20살 때 우연한 기회로 영화 ''회색도시2''에 스태프 겸 최다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며 "그 후 일본 유학가서 회사도 잘 다녔는데 항상 마음 속이 편치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도전했는데 96년 공채 탤런트에 다 떨어졌고, 마지막이라 생각했던 97년 KBS 개그맨 공채에 합격한 것"이라고 연예계 입문 배경을 밝혔다.
그리고 그 입문에는 지금의 장진 감독의 공이 컸다. 우연히 소개를 받았던 장진 감독이 개그맨 시험 볼 때 각본을 짜 줬고, 김현기는 합격의 기쁨을 맛봤다.
김현기는 KBS ''개그 콘서트''에서 ''애드리브 브러더스'' 등의 코너로 ''코믹'' 능력을 발휘했다. 간간이 드라마, 영화, 버라이어티 등을 통해 다양한 끼를 선보였다. 그리고 ''구세주2''로 어릴적 꿈에 조금 더 다가섰다.
김현기는 "전편에 이어 마성기란 이름으로 ''구세주2''에 출연하는데 출연 분량도 많아졌고, 알몸 연기 등 맡은 역할도 쇼킹하다"며 "이 작품을 마치고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싶다"고 속내를 밝혔다.
"지금은 개그, 연기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할 뿐이다. 다만 ''구세주2''는 연기자로 가기 위한 도약이 될 듯 싶다. 어떤 역이든 나만의 색깔로 맛깔스럽게 표현하고 싶다."
◈ 일본에선 만능 엔터테이너로
김현기는 일어를 잘 구사한다는 이유로 한류스타들의 팬미팅 MC를 독차지했고, 그 때문에 NHK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도 진행하게 됐다.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이란 이름만 보면 별 볼일 없는 그저그런 프로그램 중 하나로 생각하기 마련.
그는 "처음에도 저도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NHK에서 MC를 본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었다"며 "출연 자체가 자질과 능력을 인정 받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를 계기로 드라마 ''시마과장''에서 강민준이란 한국인 CEO 역할을 맡았고, 도박 영화 ''카이지''란 영화도 출연을 앞두고 있다.
"배용준, 박용하 등 하나같이 한류스타들은 잘 생겼다. 그들과 달리 재미있고, 평범한 캐릭터에 신선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버라이어티,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곳에서 저 같은 캐릭터를 일본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