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바오 라임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전 세계 120개 도시에 진출한 라임은 이번 조치로 전체 정규직원의 약 14%인 100여명을 해고해 올해 수익성 개선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임이 철수하는 도시는 미국 애틀랜타, 피닉스, 샌디에이고, 샌 안토니오 등 4곳과 유럽 린츠(오스트리아), 중남미 보고타(콜롬비아),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 몬테비오(우루과이), 리마(페루), 푸에르토 바야르타(멕시코),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 등 모두 12곳으로 중남미 신흥시장이 절반을 차지했다.
바오 CEO는 블로그를 통해 "금융 자립은 2020년 라임의 목표로 수익성에 도달한 최초의 차세대 모빌리티 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를 지지해준 팀원, 라이더, 쥬서, 도시들에 대단히 감사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가 되면 라임을 이들 지역사회에 다시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쥬서(Juicers)는 라임 전동킥보드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개인 참여자들로 라임이 충전 비용을 보전해준다.
라임은 회사 정규직 및 비정규직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들 시장에서 정리하는 정규직은 100여명이지만 임시직 등 비정규직 인원을 포함하면 해고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혼잡한 도시의 상습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단거리 여행자에게 전동킥보드가 인기를 끌면서 라임은 누적 7억7800만달러(약 9천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승차 공유 서비스인 우버나 리프트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뤘지만 라임과 버드 모두 이익을 내는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구성 한계로 전동킥보드의 수명이 짧고 도난이나 파손으로 인한 교체비용, 높은 배터리 충전 비용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따라 적절한 배터리 충전 시간이 확보되지 못하거나 혹서·혹한·습기 등 날씨의 영향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일부 국가와 도시에서는 안전문제로 전동킥보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뉴욕시는 일일 운행 대수를 제한했고 싱가포르처럼 운행을 전면 금지한 도시도 있다. 관광지나 지역 인프라가 원할한 도시에서는 편의성을 앞세워 젊은층의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안전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사망자나 부상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아무렇게나 방치돼 도시 미관을 헤친다는 비판여론도 적지 않다.
우버와 스킵, 리프트도 비슷한 이유로 일부 시장에서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한편, 라임은 작년 10월 한국에 진출해 서울 강남·송파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강남지구를 중심으로 킥고잉, 고고씽, 씽씽, 빔 등 국내외 20여개 업체들이 진출해 있지만 시장지배사업자가 없어 경쟁이 치열하다.
라임은 아시아 시장 중 한국에 가장 먼저 진출한 이유에 대해 "서울의 우수한 공공 인프라와 뛰어난 이동통신 기술, 훌륭한 인적자원 등을 기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 중 하나가 될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사고 위험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국내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는 배기량 50cc 미만, 시속 25㎞ 미만으로 원동기 면허 또는 자동차 운전면허를 보유해야 하는 등 비교적 요건이 까다롭지만 현재까지 단속 실적은 없는 상태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고는 2016년 84건, 2017년 197건, 2018년 233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안전공단이 2017년부터 공식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전동킥보드 등이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225건으로 2017년 117건보다 92%나 증가했다. 사망자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4명씩이었고, 작년에는 보행자 사망사고(1명)가 처음 포함됐다.
전동킥보드의 생산단가가 낮아지고는 있지만 운용 비용이 여전히 높고 지역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측면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 시장도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