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유감 표명하려 했는데 그럴 마음 싹 없어져"

野, '화성 택지개발 개입' 의혹 재차 공격…丁 "이게 검증 대상인가"
아들재산·정치자금기부 등 도마 올랐지만 '결정적 한방' 없어
"국회선진화법, 20대 국회 최악으로 만든 원인 중 하나…합의가 우선"
"文 대통령, 대체로 잘하고 있어…남북 평화적 해결 국면, 다행스러운 일"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여야는 8일 전날에 이어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개인채무와 택지개발 외압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지만 결정적 '한방'은 나오지 않았다.

특히 야권은 정 후보자의 화성‧동탄 택지개발 개입 의혹, 정 후보자의 채무‧아들 재산 문제 등을 집중 공략했다. 여당은 이같은 야권의 공세가 무분별한 의혹에 불과하다며 엄호에 나섰다.

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전날 이어 이날 청문회에서도 경기 화성‧동탄 택지개발 사업에 정 후보자가 측근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신장용 전 민주당 의원이 정 후보자의 대선 후보 캠프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던 이력을 거론하며, 정 후보자가 신 전 의원을 통해 강팔문 전 화성도시공사 사장 인사 및 택지 수의 계약 등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여당에선 신 전 의원이 19대 총선 당시 수원에 출마하는 과정에서 공천도 실질적으로 정 후보자가 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며 "후보자의 측근들이 후보자를 이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 보고서에 나온 내용대로면 일련의 과정은 사법처리 대상"이라며 "강 전 사장은 역임 중 익산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8개월 만에 다시 사장 자리에 복귀했는데, 이런 무리한 인사에 정치적 영향력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신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수원시을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14년 1월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8일 국회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째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참 기가 막힌 일이다"라며 "이렇게 귀한 시간을 여러 번 소비해야 하느냐"고 한숨을 내쉰 후 반박에 나섰다. 전날에도 정 후보자는 이같은 의혹 제기에 정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맞대응한 바 있다.

정 후보자는 "사실 오늘 청문회장에 나오면서 김 의원께 '저도 감정의 동물인지라 한 말씀 했던 것에 대해서 참 안타깝다'고 유감의 표시를 하려고 나왔는데 그럴 마음이 싹 없어졌다"며 "청문회가 더 이상 오염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제 저녁 청문회가 끝나고 나서 (김 의원이 언급한)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봤는데, 정세균의 '정' 자도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김 의원이 언급한 강 전 사장에 대해서도 "그 사람이 익산시장에 출마한 사실도, 얼굴도 모른다"며 "왜 이 자리서 그 말씀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이게 검증대상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정 후보자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국회선진화법에 대해선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냄과 동시에 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이 19대 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고,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로 만든 원인 중 하나"라며 "선진화법만 지키다 보면 국회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주의는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의를 우선으로 하고, 합의가 안 되면 다수결의 원리를 작동시킬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정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이틀째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시에 대북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 후보자는 한국당 주호영 의원이 현 정권 평가를 묻자 "다 잘한다고는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지만 대체로 잘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더 잘하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전 남북관계를 한번 생각해보라"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그래도 좀 안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일촉즉발 위기에서 그래도 대화를 이어왔고,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도 하고 있다"며 "어떻게든 평화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국면으로 만든 점은 그나마 어려운 가운데서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주 의원이 "북한에 구걸하는 평화가 잘된거냐"고 묻자, 정 후보자는 ""구걸한다는 표현은 자기비하적 표현인 것 같다"면서도 "당당한 태도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정부가 취할 태도"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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