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감독은 하례식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올해 느낌이 좋다"고 운을 뗐다. 물론 최근 모 선수의 폭행 사건이 있긴 했다. 류 감독은 "경찰 조사를 받아야겠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팬들께 죄송하다"는 사과부터 했다. 이어 "여자 문제, 폭행 및 음주 운전, 경기 조작, 금지약물 복용 이런 것들을 하게 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하니 조심하자고 선수단에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덧붙였다.
곧이어 올 시즌에 대한 다부진 포부를 드러냈다. 류 감독은 "LG가 우승 안 한 지, 못했는지 모르겠지만(웃음) 꽤 됐다"면서 "(MBC 청룡)이 LG로 바뀌고 30년이 지났는데 좋은 성적을 내서 LG 팬들에게 선물을 드려야 하지 않겠나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LG는 MBC를 흡수해 창단한 첫 시즌이던 1990년 통합 우승을 이뤘다. 1994년에도 역시 정상에 오르며 90년대 KBO 리그를 주름잡았다. 하지만 2002년 한국시리즈(KS) 진출이 마지막이었다.
류 감독은 "몸 상태를 봐야겠지만 아주 뒤가 괜찮을 것 같다"면서 "여기에 김대현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된다면 과거 삼성처럼 막강 불펜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해 불펜으로 뛴) 정우영을 선발로 전환할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외국인 원투 펀치와 FA(자유계약선수)가 잔류했다. 에이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등과 내야수 오지환, 좌완 불펜 진해수 등이다. 류 감독은 "전력이 다 남아서 좋다"면서 "외인 투수들이 14승씩 올렸는데 더 올려줬으면 하고 4, 5선발 구색을 갖춰서 10승 가까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발진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1루를 맡을 외국인 타자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올 시즌 뒤 은퇴하는 최고참 박용택(41)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류 감독은 "입단해서 우승을 못했는데 나와 비슷한 경우"라면서 "꿈이 LG에서 우승하고 유니폼 벗는 거라고 하는데 올해 마지막 해 꿈은 이뤄질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어 "현재 전화번호 뒷자리가 2020이고, (LG의 구단 명칭인 트윈스처럼) 쌍둥이라고 하던데 느낌이 좋다"고 귀띔했다.
이에 박용택도 "지난해 두산에서 우승하고 헹가래 투수가 되는 걸 소름이 끼쳤다"면서 "올해 내가 꿈꾸는 모습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7차전 9회말 투아웃 만루에 끝내기 안타를 치른 꿈을 꾼다"고도 했다. 이어 "19년 동안 있던 LG 중 가장 우승 가능성이 높다"면서 "별명이 많은데 '우승택'으로 끝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