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에 징역 23년 구형…檢 "유례없는 뇌물 액수"

검찰 "국민 철저히 기망하고 다스 차명소유"
벌금 320억원·추징금 163억원 구형

다스의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23년을 구형했다. 항소심에서 뇌물 혐의 액수가 5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1심보다 구형량이 3년 늘었다.

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국고손실·조세포탈과 횡령, 직권남용 등 16개 죄목으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총 징역 23년에 벌금 320억원, 추징금 163억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명박)은 다스가 누구 소유인지를 묻는 국민을 철저히 기망하고 다스를 차명으로 소유했고 이러한 과정을 거쳐 대통령으로 취임했다"며 "취임 후에는 막강한 지위를 활용해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고 국민 혈세까지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뇌물은 160억원, 횡령은 350억원 규모로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15년이라는 원심의 선고형은 사안의 중대성이나 다른 사건의 선고례와 비교하더라도 가볍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이 전 대통령 측이 이번 사건의 증인들에 대해 '허위 진술자'라고 몰고 간 점도 비판했다. 검찰은 "반평생을 보좌해온 김백준에 대해서는 김백준 자신이 저지른 죄를 피고인에게 덮어씌웠다고까지 하고 있다"며 "증인들이 하나같이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을 모함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그룹과는 서로의 현안을 해결해주는 정경유착의 전형을 보이며 전체 국민의 대표가 되기를 스스로 포기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단 한순간도 인정하지 않고 국민에게 진정어린 사과도 한 적 없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를 실소유하고 349억원을 비자금으로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전자에서 다스의 미국 소송비 68억원 등 총 11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에서는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7070만원이 선고됐다. 항소심에서는 다스가 삼성에서 대납 받은 소송비 51억여원이 추가로 드러나 기소되면서 검찰의 구형량도 1심(20년)보다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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