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감독은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은) 자본주의에 관한 영화인데, 미국이야말로 자본주의의 심장 같은 나라니까 논쟁적이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런 정치적인 메시지나 사회적인 주제도 있지만, 그것을 아주 매력적이고 관객들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전해주는, 우리 뛰어난 배우들의 매력이 어필되었기 때문에 미국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같이 일한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우리 배우들과 같이 일한 스태프, 바른손, CJ, 네온(미국 배급사)의 회사 분들께 감사의 말을 못 했다. 마침 이렇게 얘기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기생충'은 올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부문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더 페어웰', '레 미제라블', '페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경쟁작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의 주인공이 됐다.
봉 감독은 통역자와 함께 무대에 올라 "놀랍다. 믿을 수 없다"라고 운을 뗀 뒤 "자막의 장벽, 장벽도 아니다.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만날 수 있다"라고 말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봉 감독은 "오늘 함께 후보에 오른 페드로 알모도바르 그리고 멋진 세계 영화감독님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그 자체가 이미 영광이다. 우리는 단 하나의 언어를 쓴다고 생각한다. 그 언어는 영화"라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6일 봉 감독에게 축전을 보내 수상을 축하했다. 박 장관은 "미국의 주요 영화상 중 하나인 골든글로브에서 우리 콘텐츠가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이번 영화상 수상은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인 미국에서 이룬 성과라서 그 의미가 크다"라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조여정은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을 올려 "Goldenglobes Parasite 외국어영화상ㅠㅠ", "#Goldenglobes2020 #Parasite #기생충 #외국어영화상 2020년 새해선물같은 일이에요"라고 말했다.
박소담은 인스타그램에 "1인치 정도 되는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들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습니다. I think we use only one language, Cinema. 감독님 최고… 멋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Goldenglobes #parasite"라고, 박명훈은 "하나님 감사합니다. golden globe awards winner!!!"라고 남겼다.
지난해 5월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은 국내에서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과 평단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북미에서는 지난해 10월 11일 개봉했고, 입소문을 타고 상영관을 늘려나갔다. CJ ENM에 따르면, 5일 기준 북미 박스오피스 누적 매출 2390만 739달러(약 279억 원)를 돌파해 북미 개봉 역대 한국영화 중 1위, 북미 개봉 역대 모든 외국어영화 흥행 순위 8위를 기록했다.
'기생충'은 제72회 칸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제13회 캄보디아 한국영화제까지 53개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이번 골든글로브상까지 48개의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