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김덕기 앵커
■ 코너 : 홍영선 기자의 <쏘왓(So What)>
◇ 김덕기> 나에게 도움을 주는 경제 뉴스 알아보는 시간 <홍기자의 쏘왓>입니다. 홍영선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이야기 가지고 나왔나요?
◆ 홍영선> 미국과 이란의 일촉즉발 위기가 세계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내용 준비했습니다.
◇ 김덕기> 우리 경제를 알려면, 국제 뉴스를 안 볼 수가 없습니다. 간단하게 미국과 이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짚고 가죠.
◆ 홍영선> 미국 무인기에서 발사된 폭탄 한 발이 이란의 2인자로 불리는 군사령관을 사살한 게 발단이 됐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인데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야 계속됐지만, 이 표적 사살이 불씨를 댕긴 격이 된 거죠.
◇ 김덕기> 솔레이마니 사령관, 이란 군부 최고 실세인거죠?
◆ 홍영선> 네 시리아 내전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전과를 남겨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발끈해서 즉각 '가혹한 보복'을 예고했고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만 있겠습니까. 이란 내 52곳을 공격 목표로 설정해뒀다고 경고하면서 위기가 고조됐죠.
이란도 이번엔 만만치 않습니다. 국방장관을 지낸 이란 최도지도자의 군사 수석보좌관이 미국을 상대로 한 군사 대응 방침을 또 한 번 강조하고, 핵합의까지 사실상 탈퇴하면서 갑자기 전 세계가 핵 위기에 휩싸인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이야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 홍영선> 국제 유가 당연히 올랐습니다. 이미 유가가 70달러를 넘어섰다가 오늘은 조금 내려갔는데요. 전문가들은 갈등이 확대될 경우엔 80달러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제 원유 가격의 기준 중 하나인 브렌트유 3월물은 배럴당 70달러까지 넘어섰다가 현지시간으로 6일에는 배럴당 68.65달러에 거래되고 있고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2월물 가격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계속해서 오르다가 현재는 63.27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해 5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 김덕기>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국내 기름값도 올라가는 거 아닌가요?
◆ 홍영선> 국제 유가가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영향을 주는데요. 다행히도 아직은 국내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치달아 중동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 국내도 영향을 피하긴 어렵겠죠.
조상범 한국석유협회 홍보팀장입니다.
"국제 유가가 2~3%25 올랐다는 것은 지난 주 금요일 수치입니다. 주간 평균으로 보기 때문에 아직 국제 유가로 인해 국내 유가 가격에도 영향이 미친다고 보기에는 조금 이릅니다. 하지만 계속 국제 유가가 오르게 되면, 2~3주 후에 국내 유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현재 이란 원유는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제로인데요.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되죠.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든지 미국 우방국가인 사우디나 이라크의 석유 시설 타격을 가한다든지 석유 생산시설이 피격 당했을 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호르무즈가 봉쇄되면 영향은 엄청납니다. 우리가 도입한 원유 중에서 70%25가 중동에서 도입되는데 중동 원유의 97%2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거기만 봉쇄해버리면 중동 전체 물량을 도입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 김덕기>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 영향으로 우리는 지난해 5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기 때문에 영향이 적다는 거죠?
◆ 홍영선> 맞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시설 피습 당시에도 유가 영향이 크지 않았던 것만 봐도 그렇고요.
하지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그 여파가 이라크 남부 유전으로 확산되거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릴 경우 국내에도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거죠. 이건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고요. 이걸 알고 있는 이란은 갈등을 겪을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엄포를 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행된 적은 없습니다. 왜냐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즉시 미국이 태평양 함대를 출동시킬테고 그럼 군사 대치에 이어 전면전이 벌어지게 되기 때문이죠. 그럼 이란이 버티기 어려울 수 있고요.
◆ 홍영선> 새해 첫 주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7주 연속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월 첫째 주 주간 단위 전국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4.6원 상승한 ℓ당 1천558.7원이어었는데요.
지난해 10∼11월 6주 간 휘발유 가격이 8.9원 하락했으나 11월 셋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7주간 총 24.3원이 올랐고요. 하락폭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훨씬 가파른 수준입니다.
◇ 김덕기> 왜 이렇게 오르는 거죠?
◆ 홍영선> 국제 유가 영향을 받는데, OPEC(석유수출국기구) 국가들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감산 규모를 늘리겠다고 합의했기 때문인데요. 석유 생산량도 줄고 수출량도 줄다보니 조금씩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거고요. 그게 고스란히 국내 유가에도 2~3주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 있는 겁니다.
◇ 김덕기> 유가 뿐이 아니죠. 이란이 핵합의까지 탈퇴한다면서 또 한 번 시장이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커졌어요. 당연히 전세계 증시도 휘청였고요. 국내 증시도 마찬가지죠?
◆ 홍영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에는 훨훨 날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달콤함이 짧았습니다. 이란과의 충돌 위기 고조로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데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2월 초 이후 약 한 달 만에 하루 기준으로 최대폭의 하락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새해에 반짝 좋았다가 바로 국제 영향을 받으면서 코스피는 1%, 코스닥은 2%대 급락하며 어제 장을 마감했습니다. 환율도 전 거래일보다 5원 오른 달러당 1172.1원으로 마감했고요.
하지만 증권가는 리스크 불확실성이 커졌다라고 볼 수는 있지만 향후 양측의 갈등이 어떻게 됐냐, 유가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른 변수가 있어서 당장 주식시장의 큰 폭의 조정이 온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는데요. 미중 무역 갈등 정도의 최악의 악재까지는 아니라는 겁니다. 아직은요.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입니다.
"2007년 쯤 유가가 150달러까지 가서 너무 높아 경제가 힘들어졌던 시기에 비하면, 경제 자체가 고유가에 적응을 했다고 할까요? 지금 와서 경제가 유가 상승 때문에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져서 수요가 억제되는 효과가 실제로 발생하려면 연평균 유가가 90달러까지는 가야 할 거에요. 그렇게까지 갈 가능성은 아직까지는 높아 보이진 않고요. 전면전으로만 가지 않는다면요.
그렇게 본다면 유가 자체는 많이 오르지만 여기에 파생되는 다른 부분들에 쏠림이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180원 중반 정도, 코스피는 2100포인트 소폭 깨지는 정도면 진정이 되지 않겠느냐 예상하고 있습니다."
◇ 김덕기> 이렇게 국제 정세가 불안해지면 주목 받는 게 안전자산인 금이 잖아요. 많이 올랐죠?
◆ 홍영선> 네 국제 금값은 6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어제(6일) 오전 8시 기준으로 금 현물 가격이 전 거래일보다 2.3% 오른 1온스에 1588.13달러에 거래됐는데요. 지난 2013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더 고조될 경우 금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요.
한국에서도 금값이 껑충 뛰었습니다. 한국거래소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g 가격은 전일 대비 2.71% 오른 5만 9490원에 마감했는데요. 지난해 8월 2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죠.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이 일촉즉발이긴 하지만요. 아직 장기적으로 전면전으로 치달을 지는 좀 지켜봐야 하고요. 그렇다고 강도가 약한 악재라고 해서 투자 기회를 삼기에는 위험 부담이 있으니까요. 그 부분도 고려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덕기> 지금까지 홍영선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