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조 전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조사 중이다. 지난해 12월 16일과 18일 소환 후 세 번째 조사며 같은 달 27일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된 후에는 첫 조사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이 결정된 경위에 대해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면서 특별감찰반이 진행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조 전 장관 소환에 앞서 검찰은 지난 3일 백 전 비서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의혹 관련 백 전 비서관에 대한 두 번째 검찰조사다.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의 정점으로 꼽히는 두 인물을 조 전 장관 영장 기각 후 연달아 소환한 것은 감찰중단의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고, 어디까지 해당하는지 명확히 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간 조 전 장관을 해당 의혹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도 백 전 비서관 또한,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지속해 검토해왔다.
백 전 비서관은 금융위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비위 내용 일부를 직접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인물이다. 이후 금융위는 유 전 부시장에 대해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했는데 검찰은 이같은 '무징계 사표수리' 논의에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이 개입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명운동을 펼친 인사로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해당 의혹 관련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조 전 장관 측 또한, 같은 달 26일 영장심사 직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나 백 전 비서관에게 여기저기서 청탁성 전화가 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책임을 돌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백 전 비서관에 대해서는 진실규명 차원에서라도 추가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결국 백 전 비서관과 조 전 장관을 나란히 소환한 검찰은 이들에 대해 의혹 전반에 대해 마무리 조사를 한 뒤 신병처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두 달 넘게 이어온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수사에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 장관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법원에서 "혐의는 소명되지만, 구속사유는 안 된다"며 한 차례 영장을 꺾은 만큼 무리한 영장 청구보다는 우선 기소 후 재판에서 유죄입증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백 전 비서관과 조 전 장관 조사에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한다면 추가로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해당 사태를 촉발한 장본인인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첫 재판이 열렸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4시 뇌물수수‧수뢰후부정처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유 전 부시장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유 전 부시장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변호인단만 출석했다.
유 전 부시장 측은 "검찰 기록이 방대한데 저희가 입수한 지 얼마 않아 준비가 덜 돼 (혐의에 대한 입장을) 다음기일에 밝히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금융업계 관계자 4명으로부터 49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유 전 부시장을 지난해 12월 14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