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선거전 '활활'…열기만큼 표심으로 이어질까

출판기념회 등 '전통적 방식' 대신 이번 총선 앞두고 대세로 떠올라

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씀'과 자유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 (사진=유튜브 캡처)
4∙15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에서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과거에는 명함을 돌리거나 출판기념회를 여는 등 유권자에게 직접 얼굴도장을 찍는 방식이 선거운동의 정석으로 통했다면, 이번 총선에는 '유튜브 선거운동'이 대세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각 정당들은 유튜브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약진이 가장 눈에 띈다. 한국당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는 오늘(7일) 기준 구독자 17만명으로, 정당 공식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수가 가장 많다.


황교안 대표가 직접 진행하는 '오늘, 황교안입니다', 정치 현안에 대해 해설하는 '정미경 최고의 마이크', 만화로 정책을 설명하는 '오른소리가족' 등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가 채널이 자리를 잡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도 총선을 앞두고 유튜브 대전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은 정당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한 '단일화 전략'보단 정치인 개인의 유튜브 활용을 독려하는 등 '다각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총선 공천 심사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 활동 실적을 평가 요소에 반영하기로 한 것이 그 사례다. 지난 11월에는 정치 해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황희두(28)씨를 총선기획단 위원으로 영입했다.

이후 황씨가 운영하는 채널 '알리미 황희두'는 민주당 소식 등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영입1호 최혜영 강동대 교수의 단독 인터뷰를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운영하는 '의사소통TV'가 내보내도록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취지로 지난 11월 개인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치인 개개인의 유튜브 활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유튜브를 통한 정치인의 자기표현(원성심∙제주대 언론홍보학 박사과정)'이란 논문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현역 국회의원 297명 중 243명(81.8%)이 유튜브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치인이 유튜브에 뛰어드는 이유로 '유튜브의 영향력'을 꼽았다. 최 교수는 "유튜브가 언론을 대신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이용자수도 늘어났고, 이용자의 계층도 다양하다. 정치인 입장에선 손쉽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과거처럼 기성언론들이 자신을 보도해주는 것을 기다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전에는 정치인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선 기성언론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유튜브를 통해 스스로를 홍보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유튜브가 선거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선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 교수는 "유튜브 선거운동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튜브 채널은 성향이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찾아보는 것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없다. 지지 기반을 다지는 데에는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도 "정치시사와 관련된 유튜브 채널은 보수가 압도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보수 진영에 유리하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해서 보는 방식이다. 영향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유튜브 정치'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기성언론들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정비돼 있다. 반면 유튜브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하는 경우도 많다. 선거를 앞두고는 본인에 유리하게 정보를 왜곡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있다. 사실을 판단하는 대중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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