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상견례 현장에는 이재은 연출과 김광탁 작가를 비롯한 주요 스태프와 신구, 손숙, 조달환, 서은경, 최명경 배우가 참석했다.
지난 2013년 신구, 손숙이라는 연극계의 두 거장과 함께 초연된 이 연극은 두 배우의 인생을 담은 연기로 전회 매진되는 기록을 세우고 이듬해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간 바 있다. 신구와 손숙은 이번 공연에도 단일 캐스팅으로 참여한다.
신구는 "무대 위에서 함께한 시간이 긴 손숙 배우와 다시 한 번 좋은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고 편안하다"면서 "또 조달환 배우는 열심히 하고 능력도 있는 친구라 이번 공연이 특히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숙은 "가슴에 정말 와닿는 작품으로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오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가족이 그 상황에서 함께 겪는 고통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면서 "이번에도 작품의 저릿한 감성을 잘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에 아들 역으로 처음 합류한 조달환은 "우리 삶 어디선가 볼 법한, 일상에 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골 흙집에서 태어나 자랐고, 개인적인 경험과 맞물려 공감이 많이 된다"며 "어렸을 때부터 존경하던 선생님들과 함께 무대 안에서 숨 쉴 수 있게 돼 영광이다. 무대에서의 시간이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줄 것 같고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상견례 이후 진행된 전체 리딩에서는 매 시즌 모두에게 기나긴 여운을 남기며 '대체 불가' 라는 찬사를 받은 두 배우 신구와 손숙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배우가 순식간에 극에 몰입해 대본을 읽어내려갔다. 현장에 있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은 웃음꽃을 피우는가 하면 극 후반부에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 작가는 간암 말기의 아버지가 고통으로 인한 혼수상태에서 '굿을 해달라'고 말을 한 것에 대한 충격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픈 아버지를 위한 작가의 개인적인 소박한 마음은 이내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에게로 번지며 이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작품은 아버지의 죽음을 앞두고 가족들의 일상을 덤덤하게 묘사하며 그 안에서 부모 자식간의 사건과 가족들이 기억하는 지점들을 섬세하게 풀어나가며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자극적 이야기가 아닌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힘으로 죽음의 경계, 기억과 망각의 경계, 과거와 현재의 경계는 무엇인지 관객들에 질문을 던진다.
김광탁 작가는 "신구, 손숙 두 거장을 모시고 공연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시즌에도 따뜻한 연극, 애틋한 삶의 한 조각을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는 오는 2월 14일부터 3월 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