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됐는데 왜 김재환은 안 됐나

2019 WBSC 프리미어 12 C조예선 대한민국과 캐나다의 경기 6회초 2사 만루 김재환이 적시타를 치고 세레머니를 하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
한국 야구 대표팀 중심 타자 김재환(32)의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무산됐다. 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한 동갑내기 좌완 김광현과 대조를 이뤘다.

김재환의 국내 에이전트 회사인 스포티즌은 6일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전 7시(미국 동부 시간 5일 오후 5시)인 포스팅 시한이 결국 마감됐고, 결과적으로 김재환의 MLB 진출 시도는 일단 멈추게 됐다"고 밝혔다. 김재환 영입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구단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재환은 두산에 복귀한다. 김재환은 지난 시즌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지난달 5일 MLB 도전을 선언했다.

미국 현지 에이전트인 CAA를 통해 한 달 동안 MLB 4개 구단과 협상도 진행했다. 마이애미가 김재환의 타격 영상을 요청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관심은 보였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스포티즌은 "최종 협의 과정에 있어 김재환 측이 제시한 기준점에 대한 이견을 양자가 좁히기에는 시기적으로 이해의 공통분모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스포티즌은 "원래 김재환 선수 측에서 계획 중이었던 일정보다 1년 앞서 기회가 찾아왔고, 이에 과감히 한 발 앞선 도전을 통한 MLB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선제적으로 피력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의의를 찾았다.


2019 WBSC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 대한민국과 대만의 경기. 1회초 2사 1,2루 김광현이 삼진을 잡고 주먹을 쥐는 모습.(지바=이한형 기자)
이에 앞서 김광현은 지난달 18일 세이트루이스와 2년 보장 금액 800만 달러(약 93억 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강등권 거부 조항까지 포함된 빅리그 계약이었다.

김광현도 한번의 실패를 겪었다. 지난 2014시즌 뒤 김재환처럼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당시 소속팀인 SK의 허락을 얻어 포스팅을 통해 MLB의 문을 두드렸다.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에 교섭권을 얻어 협상에 나섰지만 100만 달러, 낮은 몸값 제시에 진출을 포기했다. 김재환 역시 실망스러운 계약 조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김광현은 다시 기회를 준비했다. 2017년 팔꿈치 수술 뒤 2018년 11승8패 평균자책점(ERA) 2.98로 재기에 성공한 김광현은 지난해 17승6패 ERA 2.51로 완전히 부활을 알렸다. 꾸준히 MLB 스카우트들의 조명을 받은 끝에 올해 다시 SK 구단의 배려로 재수에 성공했다.

당초 김재환은 2020시즌 뒤 미국 무대에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프리미어12 출전으로 해외 진출 자격 일수를 채우면서 지난달 급히 결단을 내렸다. 야구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당연히 홍보할 시간이 부족했다. 여기에 김재환은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2018시즌 44홈런, 133타점으로 타이틀을 따내며 정규리그 MVP까지 올랐으나 지난해는 15홈런 91타점에 머물렀다.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에 따른 기록 감소였다.

이 결과에 김재환은 "MLB 도전이라는 값진 기회를 허락해 주신 두산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면서 "2020시즌 다시 한번 두산의 통합 우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환은 이번 포스팅 여부와는 상관없이 계획했던 미국 현지 개인 체력 훈련을 진행한 뒤 1월 중순 입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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