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에 머물던 한성정, 당당히 주연으로 우뚝 섰다

19점 맹활약으로 팀 선두 등극 일등공신
"주전 자리 빼앗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우리카드의 한성정이 대한항공과 치른 선두권 경쟁에서 19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1위 등극을 일궈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조연에 머물렀던 한성정이 당당히 주연으로 발돋움하며 우리카드의 1위를 견인했다.

한성정은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에서 팀 내 최다인 19점을 기록하며 팀의 3-0 완승에 이바지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이다. 한성정은 앞서 2019년 3월 11일 이 장소에서 19점을 기록한 바 있다. 약 2년여의 시간 만에 그 모습을 재현했다.


코트에 나서는 시간보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기에 이날의 활약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오는 한성정이다.

한성정은 2017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홍익대 시절 대학 리그를 평정하고 당당히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시즌을 거치며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생각만큼 기량이 올라오지 않았다. 서서히 출전 시간도 줄어갔고 올 시즌에는 황경민에 밀려 주전 자리를 빼앗겼다.

한성정은 나경복이 리베로 이상욱과 함께 남자배구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기회를 잡았다. 나경복 대신 주전으로 출전해 3경기를 치르게 된 상황. 그리고 그는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25일 팀 승리에도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겪었던 한성정은 이후 두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분명한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1위로 휴식기를 맞이하는 팀이 가려지는 중요한 이날 경기에서는 1세트에서만 무려 11점을 쏟아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따끔한 충고가 한성정을 일깨웠다. 신영철 감독은 "한국전력 경기를 마치고 한성정을 많이 혼냈다. 분명히 능력이 있는 선수인데 심리적인 부분을 질타했다. 다행히 그 이후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성정도 이를 계기로 마음을 더 독하게 먹었다. 그는 "사실 한국전력전을 마치고 자책을 많이 했다. 경기에 나설 기회가 많지 않은데 스스로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라며 "자신감 있게 하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세터 노재옥도 한성정의 올라온 경기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집중했다. 노재욱은 "한성정은 잘하는 선수다. 앞에 블로킹이 낮아 믿고 토스했다. 좋은 결과를 보여주니 믿음이 생겼고 팀에도 좋은 시너지가 생기다보니 계속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성정.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나경복이 팀에 복귀하면 다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한성정은 자신의 장점을 살려 주전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각오다.

한성정은 "감독님이 저에게 잔잔한 배구, 살림꾼 역할을 주문했다. 최대한 안정적으로 경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주전 자리를 빼앗을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를 많이 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새해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한성정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다. 올해는 더 높은 곳으로 가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또 코트에 더 많이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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