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에서 열 권 넘는 책을 구입하고 퇴근 후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펴들었지만 그날의 피로와 잦은 야근으로 책 한 장을 넘기기 힘들었다.
책을 읽다가 잠이 들기 일쑤였고, 다음날 책을 펴면 전날 읽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 처음부터 다시 읽고는 했다.
'침대에서 책읽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정씨는 가구 매장에서 1인용 책상과 의자로 구성된 서재 세트를 주문했다.
정씨는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보니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서는 제대로 책을 읽지 못했다"며 "나만의 서재에서 올해부터는 제대로 공부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기계발과 성장에 투자하는 소비가 2020년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나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투자하는 이른바 '업글인간'(업그레이드와 인간의 합성어)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서재 등 홈오피스 상품 매출도 증가추세다.
리빙&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까사미아의 판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달 홈오피스 상품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약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스크와 책장은 각각 26%, 15% 상승했으며 리클라이너와 조명 등 관련 상품 매출도 상승세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지난 3월 론칭한 프렌치모던 스타일의 프리미엄 가구 컬렉션인 라메종(LA MAISON)의 '마고' 데스크와 1인용 리클아이너 의자는 우수한 품질에 비해 가격이 경쟁력이 있어 젊은층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까사미아는 홈오피스 상품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라메종은 지난해 하반기 홈오피스 상품 가짓수를 38% 가량 늘렸다. 올해는 저가형 상품에서도 홈오피스 상품군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가구 하나로 수납부터 서재, 침대까지 가능한 '멀티'가구도 인기몰이다.
일룸의 '다나 모션베드 캐주얼'은 침대 하나로 휴식은 물론 개인 작업과 수납까지 가능하다.
일룸 관계자는 "침대 위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슬라이딩 책상이 장착돼 있어 영상을 보거나 책 읽기가 가능하다"며 "별도로 책상을 두지 않아도 돼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1인 가구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또 일룸의 '엘바' 시리즈 역시 서재나 홈카페로 사용하다가 아이가 태어나면 소파를 배치해 식사 테이블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새해를 맞이해 삶의 업그레이드를 계획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홈오피스 관련 상품은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