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은 2일 오후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년다짐회에서 "중요사건 수사와 공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국의 구성원들이 한 마음으로 힘을 보태 검찰에 맡겨진 무거운 부담을 나눴다"며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년사를 마친 윤 총장은 대검 직원들을 포함해 촬영·취재 기자들과도 하나하나 악수를 하며 덕담을 건넸다.
그러나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청와대의 '선거개입·하명수사' 의혹 등 현 정권을 상대로 수사 중인 검찰 내부 고심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신년회에 참석한 한 검찰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신년이 돼서 언론도 출입처 인사가 많던데, 기자들이) 나보다 대검에 더 오래 남아있을 지도 모르겠다"며 사실상 이번 정기 인사에서 전보 조치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통령의 재가로 임명돼 공식 업무에 들어갔고, 다음날 오전 취임식을 갖는다.
법조계에서는 법무·검찰 개혁에 방점을 둔 추 장관이 우선 조직 장악이 필요한만큼, 곧바로 검찰에 대한 인사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통상 2월에 시작하는 정기 인사를 앞당겨, 이르면 다음 주 중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하고 설날 전후 차장·부장검사 등을 대상으로 후속 인사를 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추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하는 게 아니라, 법률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인사가 장관의 권한임을 분명히 밝혔다.
추 장관이 사실상 검찰 내부의 인적 쇄신 의지를 피력한 만큼, 이번 정기 인사 내용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윤 총장도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도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러분들(검찰 구성원)의 정당한 소신을 끝까지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