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남북관계 운신의 폭 넓히겠다" 대북제재 완화 시사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 지난해 남북관계 경색
"상생 번영의 평화공동체 이뤄낼 것"
한미 대북 공조 맞추면서 남북관계 진전 '행동'에 방점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 참석해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더 운신의 폭을 넓혀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약 12분에 걸친 신년 연설 상당 부분을 집권 4년차를 맞아 국민들이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게 할 것이라며 경제 성과내기에 할애했다.

연설 말미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국민의 열망으로 반드시 상생 번영의 평화공동체를 이뤄낼 것"이라며 남북관계를 1분 미만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내용은 의미심장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에도 우리는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한반도 평화를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고 북미 정상 간의 대화 의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관계가 틀어지고, 이에 연동돼 남북관계도 진전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대화 동력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진단한 뒤 우리 정부의 역할을 간결하게 언급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유엔총회에서 제안한 '비무장지대 국제평화지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로 아세안과의 협력 또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반도 비핵화 당사자로서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교두보로 비무장지대의 국제평화지대 추진 선언을 다시 한 번 환기시키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에 발이 묶여 진전을 이루지 못한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평화는 행동 없이 오지 않는다",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발언은 대북 접근법에 한미 공조도 중요하지만, 올해는 이를 깨지 않는 선에서 북한에 적극적인 유화제스처를 보내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북 제재 공조 요청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는 당시 "(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0월 아셈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을 방문한 자리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들에게 완전한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유엔 대부 제재 일부 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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