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이날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서 "어떠한 권력기관도 국민 위에 존재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 주길 기대한다"며 "저 또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라 권한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추미애 법무장관에 대한 임명 재가를 마친 문 대통령은 오후에 추 신임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국회에 이례적으로 짧은 단 이틀간의 재송부 기한을 설정해 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보고서가 도착하지 않자 문 대통령은 바로 임명 재가에 들어갔다.
지난해 10월 조국 전 장관 사퇴로 80일간 비어있던 법무부 장관 공석 사태를 해소하는 동시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검찰 개혁에 더욱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대통령으로서 헌법에 따른 권한행사"라는 문 대통령의 언급은 추 장관 취임, 검찰 개혁 속도전과 맞물려 검찰에 대한 대통령의 대대적 인사권을 정당하게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달 31일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하자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세상을 떠들썩하게 울렸으나 정작 나타난 것은 쥐 한 마리)이었다"고 검찰의 무차별적 수사를 맹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내비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고 공정할 때 사회적 신뢰가 형성되고, 그 신뢰가 상생과 국민통합의 기반이 된다"고도 했다.
언듯 보면 법치주의를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 역시 그간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검찰이 국민 모두에게 평등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했다는 신뢰를 주지 못했고 국론 분열을 일으켰다는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