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 10년만에 두자릿수 추락

전년대비 10.3% 감소
무역규모 7년 연속 세계 9위

(사진=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년만에 두자릿수의 하락세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5424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은 5032억3000만달러로 6% 줄었다.

수출 감소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의 단가가 하락한게 주 요인이다.

산업부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난해 수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107억달러, 반도체 하강기(다운사이클)로 328억달러, 유가 하락으로 134억달러의 수출 감소분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체 수출감소분의 91% 달하는 액수다.

우리나라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6년(-5.9%) 이후 3년 만이고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13.9%)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2% 줄어든 457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수출 감소세는 2018년 12월(-1.7%) 시작됐는데, 이보다도 더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월 수출액은 1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중 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 대외 여건 악화와 반도체, 석유화학 등 주요 품목 업황 부진이 지난해 수출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성과도 있었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자동차는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고 전기차·수소차,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등 신산업이 새로운 수출성장동력으로 떠올랐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은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했다.
신남방 지역으로의 수출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했고 신북방은 3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했다.

수입은 5천32억3천만달러로 6.0% 줄었다. 수출과 수입을 더한 총무역액은 1조456억달러를 기록해 3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했다.

무역흑자는 391억9천만달러로 11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산업부는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홍콩사태 등 어려운 대외 여건과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의 업황 부진 속에서 달성한 성과"라고 높이 평가했다.

역대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한 10개국이며, 3년 연속 1조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9개국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 순위는 2013년 이후 7년 연속 9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수출 규제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수출규제 품목의 대일 수입액은 3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전체 대일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불과하고, 국내 관련 산업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한 사례도 없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한 이후 지난해 7월∼11월 사이 누계 현황을 보면 한국의 대일 수출은 7.8% 감소한 반면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14.6% 줄어 한국보다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산업부는 올해 1분기에는 한국 수출이 1년여간의 마이너스 행진을 끝내고 플러스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했다.

큰 악재 중 하나였던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에 돌입해 오는 15일 서명을 앞두고 있고 미국과 중국, 독일의 제조업 지수가 일제히 상승하며 세계 경기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 선박·자동차·석유제품 등의 수출 증가도 긍정적인 요소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5천600억달러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올해 1분기 중 수출을 조기에 플러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총력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역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품목·시장·주체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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