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한 잔에도 홍당무? A급 발암물질 공격신호"

음주 시 알데히드 성분, A급 발암물질
한국인 30%, 분해효소 낮아..금주해야
안주가 도움? 배부르는 효과 밖에 없어
서양인은 분해효소 약한 사람 매우 적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보승(한양대학교 응급의학과 교수)

새해가 되면 가장 많이 주고받는 덕담. 건강하세요. 건강이죠, 그리고 그 건강을 위해서 새해 결심으로 금주 혹은 절주 다짐하는 분들 많습니다. 그래서 새해 첫날 화제 인터뷰는 건강과 관련된 이야기. 그중에서도 술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보려고 그럽니다.

“한국인 3명 중 1명에게는 단 한 잔의 술도 독과 같다.” 알고 계세요? 이런 무서운 연구 결과를 낸 분.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응급의학과 강보승 교수 나와 계십니다. 어서 오십시오.

◆ 강보승> 안녕하세요.

◇ 김현정> 한국인 3명 중 1명에게는 술 한 잔도 치명적일 수 있다. 이게 사실입니까?

◆ 강보승> 술의 핵심 성분인 알코올이 몸에 들어오면 알데히드라는 물질로 바뀌는데요. 이게 탄소 사슬에 활성 산소 같은 게 붙은 건데, A급 발암 물질입니다. 그런데 한국인 30%는 이걸 분해하는 효소가 굉장히 약하고요. 그래서 조금만 먹어도 몸속에서 이 발암 물질이 치솟고 그때 얼굴이 벌개지고 이렇게 되거든요.



◇ 김현정> 술 한 잔만 마셔도 벌개지는 사람들 있어요. 제 주변에도 꽤 많은데 체질이다, 다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더 먹으면 하얘질 거야. 이런 얘기도 하는데 그게 아니라 벌개진다는 건 신호예요?

◆ 강보승> 그렇죠.

◇ 김현정> 나 발암 물질 분해할 힘이 없어. 이런 뜻입니까?

◆ 강보승>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3명 중 1명.

◆ 강보승> 그렇게 되면 33%고요. 그거보다는 조금 낮은데 대략 한 30% 정도.

◇ 김현정> 내가 그 30%에 해당되는가 안 해당되는가를 알 수 있는 건 얼굴색 보면 아는 겁니까? 다른 것도 있습니까?

◆ 강보승> 보통은 맥주 180cc 정도, 한 잔 먹었을 때 금방 붉어지면 효소가 약하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우리가 보통 “술은 먹다 보면 늘어.” 이런 얘기하잖아요. 실제로 어떤 분들은 “예전에는 빨개졌는데 요즘은 잘 먹어.” 이런 분도 계시고. 분해 능력이 좋아지기도 하는 겁니까?

◆ 강보승> 술이 약해도 먹다 보면 느는 건 맞는데요. 그런데 이게 일종의 비상 시스템이 작동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완전히 발암 물질을 낮추기는 어렵고요. 또 문제가 이 비상 시스템이 작동을 하면 활성 산소가 더 나오는 게 문제거든요. 그래서 술이 약한 분들이 먹어서 는다는 게 좋은 게 결코 아닙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너 술 많이 늘었다.” 특히 회식 자리 같은 데서 이런 이야기하잖아요,

◆ 강보승> 그래도 붉어지는 게 완전히 가시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타고나는 거군요. 그런데 과도한 음주가 건강에 안 좋은 건 알지만 한두 잔의 술은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된다. 약술이다, 약주다 이런 표현하는데 그것도 얼굴 벌개지는 3명 중 1명에게는 해당 안 되는 소리입니까?

◆ 강보승> 네, 안 되는 거고요. 한 잔도 피하시는 게 제일 안전합니다.

◇ 김현정> 한 잔도 안 됩니다. 빨개지는 분들은 그냥 피하세요. 독입니다.

◆ 강보승>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술 마실 때 안주 먹으면 몸에 무리가 덜 간다. 대신 안주 없이 술을 먹으면 몸에 안 좋은 거야.” 이런 얘기들도 하는데 그것도 사실입니까?

◆ 강보승> 사실은 알코올이 변한 알데히드라는 물질을 분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식품 같은 걸 먹으면 좋기는 한데요. 그런데 일반적인 쉽게 접할 수 있는 안주 중에서는 거의 없고요. 다만 차라리 국물 있는 걸 좀 드시면 배가 부르니까 술을 좀 덜 먹게 되거든요. 그게 차라리 도움이 될 수 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안주랑 섞어 먹어, 안주 없이 먹으면 몸에 안 좋아.” 이런 말들이 안주를 섞어 먹으면 배가 부르니까 술을 덜 먹는다는 것 밖에는 해석이 안 된다?

◆ 강보승> 저는 그 요인이 제일 크다고 봅니다.

◇ 김현정> 재미있네요. 안주 먹으면서 위로받으셨던 분들 별 도움이 안 된답니다. 그러면 얘기 나온 김에 아직도 직장인들 회식 자리에서 폭탄주를 많이 마셔요. 목 넘김이 좋다, 맛이 좋다 해서 폭탄주를 많이 먹는데요. 혹시 섞어 먹는 술이 몸에 더 해롭습니까?


◆ 강보승> 일반적으로는 섞어 먹으면 더 나쁘고요. 다음 날, 음주 다음 날 숙취를 느끼게 되면 술이 약하지 않은 분들도 전날 내가 발암 물질에 공격을 많이 받았구나. 이렇게 생각하셔야 됩니다. 숙취하고 연관이 많거든요.

◇ 김현정> 소위 술 세다 하는 분들도 어떤 날은 숙취로 고생하더라고요. 화장실 가서 토하기도 하고 쓰러져 있기도 하고. 그러면 그분들도 체질적으로 술이 센 건 맞지만, 그날의 술은 엄청난 발암물질이었다라는 증거군요.

◆ 강보승> 발암 물질의 공격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 기억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 김현정> 강보승 교수는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최근에 책도 내셨죠?

◆ 강보승> <학교도 병원도 알려주지 않는 술 한 잔의 의학>입니다.

◇ 김현정> 책도 내셨고 의사협회하고 또 보건복지부에서 술을 조금만 마셔도 금세 빨개지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술을 줘서는 안 된다라는 캠페인도 주장하고 계시는 분이에요. 그러면 술 강 교수님은 안 드세요?

◆ 강보승> 저는 효소가 약하지는 않아서 가끔은 먹는데요. 그래도 될 수 있는 한 제가 한 잔 내에서 그치려고 노력을 하죠.

◇ 김현정> 그런데 술이 약한 분들 한국인의 30%. 그분들도 사회 생활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술 한 잔 마셔야 되는, 그러니까 위에 사람이 권하는데 “저는 효소가 없습니다.” 이러기가 좀 쉽지 않거든요. “한 잔인데 뭐 어때?”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 강보승> 제가 다른 비법을 말씀드리기는 어렵고, 지금이 21세기하고도 20년이 지났는데 오늘이 첫날이잖아요. 저는 사회 전체가 한 단계 각성하는 기회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학교나 보건소나 병원이 이 부분을 강조를 안 해요. 그래서 강조하는 노력을 해야 되고요. 저희가 신호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멈추지 않습니까?

◇ 김현정> 멈추죠.

◆ 강보승> 그런 것처럼 술자리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분을 보시면 그 순간에 “아, 발암 물질이 몸속에서 지금 치솟고 있구나.” 이렇게 깨달으셔야 되고요. 주변에 있는 분들이 술을 더 권하는 걸 절대로 피해야 됩니다.

◇ 김현정> 그건 독을 권하는 것과 같다.

◆ 강보승> 네. 신호등에 빨간불 들어오면 멈추듯이 더 이상 권하시면 안 되고 드시는 분들도 그렇게 깨닫고 멈추셔야죠.

◇ 김현정> 그런데 한국인만 이렇게 그 효소가 적은 건가요?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 강보승> 한국, 중국, 일본인이 거의 비슷하고요. 일본 같은 경우는 40%가 넘는 것 같고요. 우리나라보다 조금 더 많고요. 중국 남부하고 대만도 거의 40%를 넘습니다.

◇ 김현정> 서양인들은 훨씬 더 잘 마십니까?

◆ 강보승> 서양인은 효소 약한 사람이 굉장히 적고요. 그래서 어떤 분들은 이걸 아시안 플러시. 이렇게도 부르고 제가 보기에는 한중일 플러시. 이렇게 얘기하는 게 더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양보다 훨씬 술 많이 마시는 회식 문화를 아직도 갖고 있다는 거. 이 부분에 대해 경각심을 불어넣어주고 계신 분입니다. 강보승 교수님, 인사드리죠. 고맙습니다.

◆ 강보승>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강보승 교수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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