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천신만고 끝에 공수처법이 드디어 국회를 통과했다. 언제나 그렇듯 국민이 이긴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사실 공수처 설치를 가장 먼저 주장했던 사람이다.
박 시장은 "1996년, 제가 참여연대 사무처장시절 최초로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공수처)' 설치 내용을 담은 부패방지법안을 청원한지 장장 23년만의 일"이라며 "당시 6년동안 입법청원운동을 한 끝에 다른 부패방지법안은 통과됐지만, 이 공수처 법안만 반대에 부딪혀 오늘에 이르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 사무처장 시절 맨 먼저 들고나왔던 만큼 박 시장은 법안이 통과된 뒤 "23년이라는 세월을 뛰어넘어 심장이 터질 듯이 기쁩니다. 처음 이 법안을 청원하던 그때 그 마음으로 돌아간 것만 같습니다"라고 다소 격한 반응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공수처법 통과까지 우여곡절을 의식한 듯 "여기까지 온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길고 어려운 싸움을 끝까지 해주신 국회의 결단에도 경의를 표한다"면서도 자유한국당에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기쁜 마음 한편엔 씁쓸함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며 "오늘 공수처 설치법안이 통과되는 그 순간까지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우리사회 기득권이 보여준 모습은 지난 수 십년간 보아왔던 그 모습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