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징계 앞뒀는데"…손태승 회장 연임 결정 앞당긴 우리금융

임추위 손 회장 임기 3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
"지주 출범 초기인 점 감안해 조직 안정과 기업 가치 높이기 위해 조기 선임 추진"
금감원, 손 회장에 DLF 제재심서 문책경고 사전 통보…확정되면 연임 '빨간불'

우리금융지주가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앞당겨 결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의 임기가 3월 말까지여서 1월 중순 이후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우리금융은 '조직 안정'을 위해 일찍 연임 결정을 내렸다.

우리금융지주는 3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손 회장을 임기 3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임추위는 우리금융지주의 7대 과점주주(IMM 프라이빗에쿼티,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18.3%)는 임추위 멤버에 포함되지 않는다.


임추위는 지주 출범 초기인 점을 감안해 조직 안정과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손 회장의 조기 선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미 11월 말부터 두 차례 간담회를 열어 일정과 선임 방법 등에 논의했고, 12월 19일, 24일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종합적 검증 절차를 거쳐 손 회장을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장동우 임추위원장(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은 "대표이사 임기 도래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한 대표이사 선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고, 은행장을 포함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도 가급적 1월 설 이전에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손 회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로 논란을 빚은 이른바 'DLF(파생결합펀드) 사태'에 대한 징계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은 손 회장에게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사전통지했다.

문책경고를 받게 되면 연임은 물론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최종 징계 수위는 제재심을 거쳐 금감원장의 결정, 금융위원회 승인으로 결정된다. 금감원의 제재심 수위 대로 결정될 시에는 손 회장의 연임은 불발된다.

임추위 역시 DLF 사태 제재심에 대한 고려가 없지 않음을 내비쳤다. 장동우 임추위원장은 "DLF 사태 제재심이 남아있어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사태 발생 후 고객 피해 최소화와 조직 안정을 위해 신속하게 대처하는 과정 역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로 판단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점에 대해선 "하반기에 DLF 사태 등으로 수습하고 최종적으로 배상안을 조율하는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회장 후보를 추천한다고 하면 더 시끄러워질 수 있을 것으로 이사회 내에서도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재심에서 양측 공방이 진행되면 언제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새해가 되어도 임원 인사를 하지 못하고 공백이 생기면 안된다는 방침 하에 빠르게 추진한 것"이라며 "만약 제재심 결과 중징계가 나오더라도 유고시 대행체제 컨틴전시 플랜은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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