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는 류현진(32)에 푹 빠졌다. 2019시즌 LA 다저스에서 보여준 활약을 높게 평가해 4년 8000만 달러(약 930억원)이라는 구단의 역대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선물했다.
류현진도 캐나다의 유일한 메이저리그 프렌차이즈 토론토에 푹 빠진 모습이다.
지난 주 토론토 공식 입단식에 참석했던 류현진은 30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아내 배지현 씨와 함께 입국했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공항 입국장에 수많은 방송 및 사진 카메라가 대기하는 이유를 궁금해하며 발걸음을 멈췄던 시민들 사이에서 반가움 섞이 환호가 터졌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의상이 눈에 띄었다. 류현진은 짙은 파란색의 패딩을 입고 귀국했다. '다저스 블루'보다는 확실히 더 진한,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상징하는 색에 가까웠다. 게다가 류현진이 입은 패딩은 캐나다 브랜드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였던 2013년 토론토 원정을 치렀던 경험이 있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방문한 토론토에 대한 인상은 좋았다.
류현진은 토론토를 방문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았다. 살짝 춥기는 했지만 도시가 굉장히 깔끔했다"며 "계약하러 갔을 때 저를 반겨줘서 팀 관계자들에게 감사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거듭해서 토론토 구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등번호 99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도 고마운 일이었다.
99번은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스타 웨인 그레츠키를 상징하는 등번호다. 야구와 아이스하키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블루제이스 구단 역사상 등번호 99번을 사용한 선수는 류현진 이전까지 없었다.
류현진은 "99번은 나도 가장 아끼는 번호인데 구단의 배려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토론토와 계약한 직후 머리카락 색깔을 파란색으로 염색했다. 새로운 구단과 팬들에게 보내는 류현진만의 인사 방식이었다.
또 지난 28일 진행된 입단식에서는 영어로 "헬로 캐나다(Hello Canada)"라고, 캐나다에서 영어와 함께 공용어로 쓰이는 불어로는 "봉주르(Bonjour)"라고 직접 인사말을 준비해 현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류현진은 "관계자 분들의 아이디어였는데 너무 긴장해서 얼버무렸다. 그래도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공식 입단식부터 FA 계약을 마친 이후 입국장에 들어선 순간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지만 류현진은 새로운 구단을 향한 애정을 거침없이 드러냈다. 토론토 에이스로서 새 출발에 나서는 류현진의 적응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