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전 위원은 이날 오후 2시9분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 대해 "의문스러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당시 당시 당대표였던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해 서운한 게 없었나'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많이 서운했다"면서도 "(단수공천)에 대해 의문스러운 건 사실이었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흔히 정무적 판단이라 하는데 당을 여러번 옮긴 사람과 당을 지켜온 사람이 있을때 헌신한 사람을 함께 경선시키는 게 정무적 판단"이라며 "그걸 배제하는 게 정무적 판단이라고 하는 건 누구나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조직적인 선거개입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 업무수첩에 관해서는 "언론에 나온 내용 그대로 '임동호를 움직일 카드가 있다' 이런 취지의 내용이 있었던 것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선 준비 전부터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송 부시장에게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송 부시장 업무수첩을 통해 송철호 울산시장이 당시 민주당에 단수공천된 배경과 청와대와 구체적인 선거전략을 논의했는지 등을 수사중이다.
해당 수첩에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 공약인 산재모병원과 관련해 '산재모병원 추진을 보류하고 공공병원을 조기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송철호 (청와대)BH 방문 결과', '공공병원 대안 수립시까지 산재모병원 추진 보류→공공병원 조기 검토' 등 내용도 적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청와대가 당내 경선에 개입한 정황을 드러내는 대목도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경선 후보들에 대한 이름과 함께 'VIP가 실장 통해 출마 요청', '당내 경선에선 송철호가 임동호보다 불리하다' 등 내용이 쓰여졌다고 한다.
임 전 위원은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공직을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해명했다. 임 전 위원은 "대선이 끝나고 나면 다들 논공행상을 한다. 그런 차원에서 숱한 얘기들이 나오고 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앞서 임 전 위원은 한 전 수석으로부터 고베 총영사직 등 공직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청와대 측이 경선 불출마를 대가로 자리를 거래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논란이 불거진 이후 임 전 위원은 "공식적인 자리 제안은 없었다"면서도 한 전 수석과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은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검찰은 임 전 위원을 상대로 지난해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 청와대나 정치권의 부당한 개입이 없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같은날 오후 2시30분에는 김 전 시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오후 2시32분쯤 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시장은 "(선거개입 의혹은)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선거제도를 짓밟은 폭력이자 선거테러"라며 "그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엄정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시장은 청와대의 선거개입으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관련 의혹의 핵심인물 중 한명으로 꼽히는 송 부시장은 오는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구속 여부는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