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의 동물보감] 인간에게 고함, 동물들의 전하지 못한 진심

동물들은 늘 인간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They know' 동물들, 인간에 대해 잘 알아
기후위기 원인이 인간이란 건 아직 모를 것
인간과 쌍방소통 제일 잘 하는 동물은 '개'
어쩌면 반대로 우리가 '반려인' 일지도 몰라
다양한 동물축제들,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얽힌 그물 풀어주니 30분 물쇼 한 흑동고래
꼬마 "엄마! 고래가 우리한테 고맙다고 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2월 23일 (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 정관용> 각양각색 우리 인간사 문제들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얻어 보는 ‘우리 딱 동물들만큼만 합시다.’ 동물세계로부터 배우는 삶의 지혜. <최재천의 동물보감> 시간. 오늘이 벌써 15번째 시간이고요. 마지막 순서가 되겠습니다. 그동안 인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는지 동물로부터 배워봤는데 마지막 시간인 만큼 오늘은 동물들이 우리 인간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뭘지 그동안 우리가 놓쳤던 동물들의 삶의 지혜는 없을지 제목 ‘인간에게 고함. 동물들이 전하지 못한 진심’ 이런 제목으로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최재천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최재천> 안녕하세요.

◇ 정관용> 제목 멋있죠. 인간에게 고함. 동물들의 전하지 못한 진심. 제가 이 제목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냐 하면 최 교수님이 동물의 대변자예요.

◆ 최재천> 저 그렇지 않아도 철새들을 위한 변호라는 글을 한 12년 전에 썼고요. 몇 주 전에는 멧돼지를 위한 변호. 제가 동물들이 가만히 보니까 변호사를 선임할 돈도 없고 능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자원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동물들이 인간에게 뭐라고 말할 거다라는 얘기를 저희는 최 교수님으로부터 밖에 들을 수가 없는 거예요. 누가 그걸 대신해 주겠습니까? 오늘 본 주제 들어가기 전에 지난 열 몇 번의 저희들이 이것저것 과연 동물들도 ‘워라밸’을 하나? 심지어는 동물들의 ‘내 집 마련’은 어떻게 하나? 또 심지어는 동물들에게도 ‘죄와 벌’, 형사 사법체계가 있나. 별의 별것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봤잖아요. 뭐가 기억에 남으세요?

◆ 최재천> 죄와 벌이 제일 기억에 남았어요. 그게 제일 어려운 주제였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은 동물들에 대해서 제법 글을 많이 썼잖아요. 그런데 죄와 벌 그렇게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더라고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돌아가서 메모도 많이 해 놓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 정관용> 저희도 사실 거기까지는 생각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최근에 검찰개혁 이런 게 자꾸 화두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저희도 생각이 그쪽으로 가다 보니. 그 죄와 벌을 포함해서 또 내 집 마련을 포함해서 모든 주제들을 관통해 온 거라고 할까요. 인간사 각양각색의 문제점, 그 문제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동물들로부터 얻자. 관통해 온 어떤 하나의 정신, 뭘까요?

◆ 최재천> 저는 평생 동물들 관찰하면서 그래도 뭔가 배우는 것은 지나치지 않다는 걸 배워요. 그러니까 우리는 때로 너무 극단적으로 자꾸 치우치는 어떻게 보면 능력이 너무 많은 동물이라서 자기 능력을 과신하면서 너무 시스템을 극단적으로 자꾸 몰아가는 누군가가 혼자 독식을 한다든가 또 자기 스스로의 힘을 너무 믿고 너무 거대한 일을 저질러버린다든가. 제가 그동안 관찰해 온 동물사회에서는 그 정도의 일은 안 벌어지거든요. 뭔가 어떤 관점에서 보면 부조리하고 좀 꼭 저래야 하나 하는 벌어지기는 해도 그 규모나 이런 게 그렇게까지 거창하거나 그렇지는 않아서 적당히들 그래도 그냥 사는데 우리는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습니다.

◇ 정관용> 제가 질문을 딱 던지고 마지막 순간에 제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가 단순함이었거든요. 그런데 교수님 입에서 지나치지 않다라는 말이 딱 나오시니까 뭐가 좀 통하는 것 같아요.

◆ 최재천> 이제 마지막회에 통하면 어떡하죠? (웃음)

◇ 정관용> (웃음) 그동안도 통해 왔습니다만. 저는 번번이 제가 그런 질문을 교수님께 여러 번 드렸어요. 동물들도 이런 것도 합니까? 심지어 이런 것도 합니까 그랬더니 번번이 교수님 답은 그건 아닙니다. 그런 건 안 합니다. 이게 대부분 저는 인간 세상이 너무 복잡하구나. 너무 막 꼬고 비틀고 생각도 너무 많고. 동물들로부터는 조금 더 단순해집시다, 우리. 이걸 배워야 되는구나. 그 단순함이란 생명의 본질에 다가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게 이제 지나치지 않다 이거네요.

◆ 최재천> 그런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럴 수 있을까요? 우리 인간들이 이걸 배울 수 있을까요? 점점 복잡해져 가고 있지 않나요?

◆ 최재천> 우리나라에 오셔서 대중강연도 하시고 행사도 하시는 제인 구달 선생님. 제인 구달 선생님의 메시지에서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그래도 우리 인간에게는 이 기가 막힌 머리가 있지 않느냐. 그래서 우리가 이 머리를 제대로 쓰기만 하면 그러면 무슨 일이든 우리는 해낼 수 있다. 인간의 불굴의 의지와 이 기막힌 머리 그리고 사랑 이걸 잘 엮으면 우리 인간은 무슨 일이든 다 되돌릴 수 있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 말씀이 늘 그 수천 명 모인 분들에게 전달되는 걸 이렇게 옆에서 보면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죠.

◇ 정관용> 최 교수님 같은 직업을 갖고 살아야 돼요. 만나는 사람도 존경하는 분도 제인 구달 같으신 분들 만나고 이래야 돼요. 그래야 희망도 갖고 그러죠.

◆ 최재천> 그렇습니다. 지난 한 1년 반 토론모임을 제가 굉장히 열심히 진행을 좀 해 봤는데요. 뜻밖에 제 자랑이 될 것 같아서 걱정스럽지만 같이 하신 분들이 제가 토론을 진행하면 굉장히 재미있다는 얘기를 해 주셔서 약간 용기를 얻어서 지금 그런 판을 좀 한번 약간 더 크게 벌려볼까. 이게 우리 사회가 지금 너무 지나치게 갈등만 강조되고 이런 사회로 자꾸 치닫는데 사실은 모든 문제가 그렇게 극단적으로 부딪혀서 되는 게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좀 이해하고 이러면서 문제를 풀어가야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상호존중, 절충타협 이거죠.

◆ 최재천> 그런데 우리는 이상하게 우리 교육에서 그런 걸 배워보지는 못했거든요. 그냥 경쟁하는 것만 배우고 서로에게 기회를 주면서 남의 말을 경청하는 이런 연습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연습을 좀 하면서 제대로 하는 discussion, 제대로 하는 토의. 그런데 제가 이거 말을 이렇게 자꾸 생각하다가 보니까 토론이란 말이 맞나, 토의라는 말이 맞나 한동안 생각하다가 ‘토(討)’ 자가 치다, 두들기다라는 뜻이거든요. 그래서 그 두 말 다 좋지 않아요.

그래서 결국은 하다 보니까 제가 끝에 어느 단어를 선택하게 됐나면 숙의를 선택하게 됩니다. 우리가 숙의민주주의라고 얘기하잖아요. 이른바 우리가 토론이라고 말하는 영어로 discussion이라고 말하는 이 행위는 그 논쟁을 하는 게 아니다.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서 내 생각을 다듬는 거다. 그래서 이런 과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면 성원들이 저절로 비슷한 생각도 하고 비슷한 인식 수준을 갖게 되는 그런 성숙해 가는 과정이지 내가 기어코 저놈을 꺾으리라 해서 그 말 꼬투리 잡고 소리 지르고 그게 토론이 아니다.

◇ 정관용> 지금 제 앞에서 토론 얘기를... 혹시 제 책을 보셨거나.

◆ 최재천> 제가 들여다봤습니다. (웃음)

◇ 정관용> (웃음) 너무 이쪽으로 많이 간 것 같아요. 오늘 본령의 주제인 동물들이 인간에게 무슨 말을 할까. 지금 그 얘기 좀 더 하고. 맨 마지막에 다시 우리 숙의민주주의 얘기 좀 하죠.

잠수부에게 도움을 청하는 돌고래 (출처=Manta Ray Advocates Hawaii 유튜브 화면 캡쳐)

◆ 최재천> 동물들이 실제로 우리한테 지금 얘기하고 싶어 하는 동물들이 상당히 많아요. 저 지금 사실 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건 그냥 영어로 쓰고 있는데 제목은 이미 제가 정했습니다. ‘They know’ 라고 그냥 그들은 알고 있다. 우리는 동물들을 바라보면서 동물들은 우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죠. 그런데 우리가 모르는 거지 동물들은 우리를 잘 알고 있을 거라는 결론에 저는 도달했어요. 우리가 이 지구에서 가장 막강한 존재로 등극하는 이 과정 속에서 이 세상 동물들은 우리를 확실하게 지켜봤다는 거죠.

유튜브에 들어가보면 이런 동영상들이 쭉 있는데 제가 그걸 쭉 모으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 중에 하나는 낚시줄에 칭칭 감긴 돌고래가 사람들한테 다가와서 자꾸 몸을 비벼대는데 처음에는 왜 이런가 했는데 가만히 보니까 낚시줄에 칭칭 감겨 있는 거죠. 그걸 사람들이 다 끊어주고 가는 거예요. 그런가 하면 여우가 목이, 머리가 유리병에 끼어서 꼼짝을 못하는데 길 한복판에, 숲 속 길 한복판에 이렇게 버티고 서 있어요. 거기 사람이 오니까 쭉 이렇게 들이대요. 사람이 그걸 잘 해서 빼주니까 그냥 쏜살같이 숲으로 도망가죠.

◇ 정관용> 평상시에는 사람을 피할 동물들이 급해지면 동물이 사람 앞에 오더라.

◆ 최재천> 왜? 걔네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나 저 자식들 정말 싫은데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내 친구 찾아가봐야 손도 없는 그놈이 날 구해 줄 수 없잖아. 나 정말 할 수 없이 저놈들한테 가야 되네. 급하니까 동물들이 사람에게 다가와서 도움을 청하는 이런 예들이 제가 지금 열몇 개를 찾아놨거든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동물들이 우리에게 구원을 청해요. 그 얘기는 동물들이 우리를 알고 있다는 거고요.

◇ 정관용> 우리의 존재를 분명히 인지하네요.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거죠. 도와달라. 그런 예들을 제가 제법 많이 찾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 책을 다 쓰면 저는 결론은 이렇게 끌어가려고요. 걔네들이 우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걔네들을 이렇게 무시하고 이러고 살아도 되나. 걔네들은 우리를 너무나 잘 관찰하고 있고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심지어는 우리에게 도움까지 청하는데 우리도 이제는 그들을 좀 알아가야 되는 거 아닌가. 그래서 같이 공존하면서 살아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결론을 한번 내보려고요.

◇ 정관용> 방금 유튜브나 이런 데서 찾고 계시다는 거는 낚시줄에 칭칭 감겼다, 유리병에 머리가 끼었다. 일종의 사건, 사고적 개념이에요.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 북극의 얼음이 녹는다, 남극의 얼음이 녹는다, 해수면이 상승한다, 기상이변이 많아진다. 그로 인해 수없이 멸종해 가고 있는 동물들이 있다. 그들은 그렇게 숲길 앞에 사람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머리를 들이밀고 와 있지는 못하죠.

◆ 최재천> 그렇죠.

◇ 정관용> 그러나 집단적으로 뭐라고 말하는 거 아닌가요?

◆ 최재천> 어떤 은유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어떤 시위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걸 우리가 알아차리고 있는 그런 예는 없죠.

◇ 정관용> 그러게 말이에요.

◆ 최재천>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이런 사건에 관련된 그래서 그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청하는 그걸 보고 있으면 저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게 짐작은 가죠. 그게 만약에 북극의 빙하가 막 녹아내리는 것을 북극곰이 이게 인간이 저지르는 일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에 우리에게 어쩌면 얘기를 안 하고 있는 것이겠지 만약에 그걸 그들이 안다고 그러면 그들이 우리에게 뭔가 얘기할 수도 있겠죠. 지금은 저희가 판단하건대 그들은 모르죠.

◇ 정관용> 거기까지는 모르죠.

◆ 최재천> 모르고 그냥 당하고 있는 거고.

◇ 정관용> 낚시줄이 사람이 만들었다는 거, 유리병 사람이 만들었다는 거 그리고 이건 사람이 잘 다루더라는 거 이런 것까지는 알죠.

◆ 최재천> 그렇죠.

◇ 정관용> 그러나 얼음 녹게 하는 기후변화를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까지는 모르겠군요.

◆ 최재천> 그럴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 정관용> 만약 안다면.

◆ 최재천> 안다면 어떤 형태로든 우리에게 말을 걸어올지도 모르죠. 저는 몇 가지의 예를 보면서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싶어한다는 것만큼은 그건 우리가 파악이 된다는 거죠. 다만 그들은 아직 모르기 때문에 얘기를 못하는 것뿐일 거다, 그런 생각입니다.

◇ 정관용> 혹시 그걸 잘 알게 되면 기후변화가 인간 탓이다 등등 다 알게 되면 인간을 막 공격하지 않을까요? 갑자기 무서워지는데.

◆ 최재천> 그럴 수 있겠죠. 우리가 그 예를 이렇게 열심히 뒤져보지 않아서 그렇지 얼마 전에 유튜브에 또 그런 영상이 하나 떴는데요. 그 보르네오에서 나무를 자르는 그리고 막 그것들을 포클레인으로 끌고 가는 거기에 오랑우탄 한 마리가 나타나서 그 포클레인을 붙들고 막 이러는 장면이 있어요.

◇ 정관용> 잡혔어요? 그게 촬영이.

◆ 최재천> 그걸 보면서 인간적으로 해석을 우리가 할 수밖에 없지만 저게 다른 뜻이 뭐가 있을까. 저거 놀이기구로 생각해서 타보는 것도 아닐 거고 거의 표정이나 행동이 너희들 왜 이래, 이거 우리 집이야. 여기 와서 왜 이렇게 다 부수고 이러는 거야,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아요, 그 동영상을 보면. 그러니까 그렇게 이게 파괴하는 자가 누구라는 걸 알면 그들이 분명히 대응하죠. 그러나 기후변화는 우리도 몰랐었는데 기후변화를 우리가 저지르는지 알게 된 게 몇십 년밖에 안 되잖아요. 그전에는 몰랐기 때문에 우리도 할 말이 없는 거지만.

◇ 정관용> 동물들이 모르게 우리가 비밀을 지켜야 되나요? 턱도 없는 소리죠.

◆ 최재천> 언젠가는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고요.

◇ 정관용> 또 너무 무거워졌네요, 얘기가. 좀 가볍게. 제일 인간하고 그래도 소통이 많이 되는 거의 대화 수준까지. 아무래도 가까이 사는 반려동물? 그렇죠?

◆ 최재천> 그건 당연히 개입니다. 가장 아주 결정적인 차이가 뭐냐 하면 침팬지는 절대로 못하는 게 있습니다. 우리 인간 아기는 아무리 작은 아기라도 엄마가 안고 있으면서 저거 봐 그러면 엄마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봅니다. 그런데 침팬지에게 아무리 그렇게 해 봐도 침팬지는 우리 손가락 끝만 봅니다.

◇ 정관용>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못 봐요?

◆ 최재천> 가리키는 방향을 볼 줄 모르고요. 손가락 끝을 봅니다. 뭔데 이렇게 그걸 따라 다닙니다. 개가 유일하게 그걸 하는 동물입니다. 개는 우리가 저거 가서 가져와 그러면 제 손가락을 물고 오는 게 아니고 달려가서 그 공을 물고 오잖아요. 개는 이걸 어떻게 행동해서 진화했을까. 이게 요즘 저희 분야에서 아주 대단한 이슈 중에 하나입니다. 인간이랑 살면서 습득한 능력일까. 그것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좀 어려운데. 인간이랑 살아온 그 기간이 그렇게 아주 긴 기간도 아니고. 우리가 반려견이라고 해서 개를 우리가 데려다 키웠다 이제 그게 정설이었는데 최근에 새로운 학설들이 나와서 좀 힘을 얻고 있는 게.

◇ 정관용> 반대예요?

◆ 최재천> 반대입니다.

◇ 정관용> 개가 다가온 거예요? 늑대가 개가 된 거예요?

◆ 최재천> 늑대들 중에서 특별히 호기심도 많고 붙임성도 많은 늑대들이 사람에게 가까이 와서 같이 지내게 됐다. 그러니까 우리가 반려인인 거고 걔네가 반려견이 아니라는 거죠.

◇ 정관용> 그러네요.

지난 5월 4일 제주시민복지타운광장에서 열린 '2019 반려동물 페스티벌'을 찾은 아이가 행사장에서 만난 강아지를 쓰다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최재천>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처음부터 우리가 지금 보는 늑대하고는 상당히 많이 다른 종자들이 우리에게 다가왔을 거다 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개는 우리랑 공감하는 능력이 침팬지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 정관용> 심지어는 무슨 천재견 이런 프로그램 보면 전화기 가져와 그러면 전화기 가져오고 음료수 좀 줄래 그러면 심지어는 냉장고 열어서 가져오는 애도 있고. 말귀를 알아들어요.

◆ 최재천> 그렇죠. 말귀 알아듣는 앵무새도 있고요. 그러니까 좀 전에 표현하신 대로 말귀를 알아듣는 거죠. 우리랑 오랫동안 하면 자기 반려인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뭘 하는지를 배워나가는 그런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거죠.

◇ 정관용> 맞아요. 저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습니다만 이 녀석이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가 필요한 걸 얻기 위한 행동이 달라진다니까요.

◆ 최재천> 그래요?

◇ 정관용> 처음에는 짖고 이러다가 나중에는 애처로운 목소리를 내요. 꼭 사람 목소리 같은 흉내를 해요. 지금 그런 경지에까지 왔다니까요.

◆ 최재천> 반려인이시라니까요. (웃음)

◇ 정관용> 개가 가장 그렇고. 아까 앵무새도 그렇게 하고.

◆ 최재천> 말을 우리 인간 말을 제일 잘 배우고 흉내 내고 하는 아주 독특한 동물이죠. 그게 어떤 얼마 전에 한 2년 전에 죽기는 했는데요. 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던 앵무새는 거의 문맥을 이해하는 수준까지였거든요.

◇ 정관용> 그럴 정도로.

◆ 최재천> 그러니까 주인이 뭐라고 얘기하면 왜 그런 뜻으로 얘기해 하는 식으로 반문을 할 정도로 그 정도까지도 우리의 이걸 이해할 정도니까.

◇ 정관용> 대화가 되네요, 그 정도 되면.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심지어는 골려먹기까지 했어요. 주인을 골리기까지. 그러니까 남을 골려먹는다는 건 생각의 단계가 하나를 벌써 넘어뛰었다는 거 아니에요.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쟤가 이렇게 반응할 거야. 그러면 재미있을 거야. 그렇게까지 갔다는 거니까.

◇ 정관용> 그런데 이제 평균적 지능이나 이런 데서는 침팬지의 지능이 더 뛰어나다고 해도 사람과 함께 사는 개나 이런 것하고는 다르더라, 소통의 정도가. 그런 거죠? 그건 지능하고 꼭 연결되는 게 아니라 이거죠?

◆ 최재천> 그렇죠. 아마 어떤 의미에서는 지능보다는 EQ가 더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있죠.

◇ 정관용> 이 말씀 듣고 들여다보니까 저도 역시 또 TV에서 봤습니다마는 사람하고 같이 사는 침팬지. 훨씬 소통이 잘 되는 건 맞아요.

◆ 최재천> 그럴 수밖에 없죠. 그런데 그 경우에는 그분이 많이 또 가르쳤을 테니까.

◇ 정관용> 엄청나게 가르치니까. 일본의 어떤 화면 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일본분이 침팬지도 키우고 강아지도 같이 키워요. 침팬지한테 시킨 거예요. 네가 강아지를 끌고 슈퍼에 가서 뭘 사가지고 와라. 그걸 해요, 침팬지가. 이게 가능한 거 아닙니까?

◆ 최재천> 그럼요. 반복훈련을 통해서.

◇ 정관용> 심지어 강아지를 끌고 가는데 강아지가 막 다른 데로 가니까 침팬지가 굉장히 난감해하는 이런 게 다 그려지거든요. 오래 같이 경험하면 소통이 되더라, 대화도 되고.

◆ 최재천> 물론 지렁이랑 몇십 년을 살아봐야 그건 안 되지만요.

◇ 정관용> 그렇죠. 개미들하고도 안 되죠?

◆ 최재천> 개미들하고도 안 되겠죠. 저희들이 지금 개미하고는, 개미한테 말을 걸었거든요, 저희가. 왜냐하면 이제 개미들이 예를 들어서 개미들이 먹이를 찾아서 그 먹이가 있는 곳으로 자기 동료들을 끌어가기 위해서 냄새길을 호르몬으로 그리면 그냥 그 동료가 없어도 그 냄새길을 따라서 수십 마리가 그 먹이를 끌고 오는 거거든요. 저희 이제 그 냄새길을 그리는 그 페로몬이 뭔지를 이제 발견을 했으니까. 그래서 그 집 앞에 가서 그 물질로 꼬불꼬불꼬불 그려서.

◇ 정관용> 유인을 하는 거군요.

◆ 최재천> 해서 저쯤에 앉아 있으면 개미들이 와요. 쭉 와서 왔는데 먹을 것도 없고 이렇게 보니까 제가 앉아 있죠. 그럼 와서 에이씨 이제 보니까 저 양반이 불렀네. 그런데 거기서 저희한테 투덜거리기만 하면 이제 대화가 되는데 그건 못 하죠. 그 친구들이 우리에게 말을 못 거는 거지 우리는 개미한테 말 걸었어요, 이제.

◇ 정관용>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서는.

◆ 최재천> 베르베르에서는 이제.

◇ 정관용> 개미들이 우리한테 말하는 걸 해독하는 기계를 만들었잖아요.

◆ 최재천> 그렇죠. 그건 이제 소설이니까.

◇ 정관용> 그건 못 만듭니까?

◆ 최재천> 아니요, 저희도 지금 개미의 몸에는 여러 가지 분비샘이 있는데 그 분비샘에서 나오는 화학물질들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서 그게 의미가 다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는 그걸 다 분석을 상당히 많이 했으니까 저희는 그 기계를 갖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게 쌍방소통이 되는 단계까지 못 간 것뿐이죠.

◇ 정관용> 안 된 것뿐이죠. 그 기계의 작동법이나 등등을 개미한테 일러줘야 되는데.

◆ 최재천> 그리고 개미가 우리가 자기네들한테 얘기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시켜야 되고 우리에게 대꾸하게 하면 하는데 그 단계까지는 아직 못 갔습니다.

◇ 정관용> 어렵죠. 그리고 특히 그 개미는 한 개체, 한 개체 혼자서 독립적으로가 아니라 군집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니까 더 어렵군요.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갖고 인간과 더불어 살고 있는 경험의 양이 많으면 대화 수준의 소통까지도 되더라. 그렇게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동물들은 우리가 좋아서 내지는 우리가 필요해서 우리를 데리고 사는 우리가 반려인이 됐건 그들이 반려견이 됐건 그런 관계기 때문에 아까 말씀하신 얼음이 녹는 북극곰 이런 정도의 대화까지는 못 가겠네요. 그냥 서로 즐거울 뿐이네요.

북극곰 (사진=연합뉴스 제공)

◆ 최재천> 네.

◇ 정관용> 혹시 동물원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뭐라고 말할까요?

◆ 최재천> 글쎄요. 저는 그들도 자기가 갇혔다는 걸 분명히 아는 동물들. 그걸 아는 동물들은 적어도 우리에게 그 비명을 지르거나 불편하다는 걸 표시하거나 그런 건 분명히 아시잖아요. 창살을 붙들고 쳐다보는 그 눈망울이, 그 슬픈 눈망울이 뭔가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는 아마 그거일 텐데.

◇ 정관용> 끝없이 서성이기도 하고.

◆ 최재천> 그런 것들이 그들은 분명히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죠. 많은 동물들이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우리가 못 알아듣거나 무시하거나 별로 알아듣고 싶어 하지도 않거나 그 차이일 것 같아요.

◇ 정관용> 교수님은 모든 동물원, 모든 수족관, 모든 동물쇼 다 반대세요?

◆ 최재천> 원칙적으로는 반대입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제가 제돌이를 풀어줄 때 사람들이 어깃장 놓느라고. 왜 돌고래만 풀어주냐. 침팬지도 풀어주지. 코끼리도 풀어주지 이러시더라고요. 풀어주고 싶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그런 동물들의 서식처를 너무나 많이 망가뜨렸기 때문에 지금 그 아이들을 풀어주면 그 아이들이 야생에서 못 살아남아요. 그래서 지금은 동물원의 역할이 뭐냐. 정말 동물원이 해야 되는 일은 그 동물을 보호하면서 그 동물의 자연서식지를 복원하는 일에 참여해야 되고요. 그게 복원되면 그 동물들을 풀어주는 걸로. 그렇게 가야 됩니다. 지금 당장 풀어주면 너무나 많은 동물들이 상상이 안 되게 힘들어할 수 있죠.

◇ 정관용> 제돌이 경우는 나는 아직 괜찮으니까.

◆ 최재천> 그래서 돌고래, 흰고래, 벨루가 이런 애들은 지금 당장 그냥 풀어주면 되는 거고요. 그렇지 않은 육지에 사는 동물들 중에는 서식처를 서식처 환경을 따져봐야죠.

◇ 정관용> 동물 축제는 다 반대시죠.

◆ 최재천> 그건 거의 찬성할 게 한 개도 없습니다. 지금 CNN에서 세계 7대 불가사의라고까지 표현한 게 우리 화천 산천어 축제거든요.

◇ 정관용> 그 정도까지?

◆ 최재천> 이해할 수 없다라고 표현했어요. 진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저 물고기 맨손으로 잡으면 전부 피부병 앓고 굉장히 그럽니다. 사람들은 그걸 아직 너무 몰라요. 물고기는 그냥 주무르다가 놔둬도 괜찮은 줄 알지만 절대 안 그렇거든요. 그런 여러 가지 일들. 심지어는 함평에서 하는 나비축제도요.

◇ 정관용> 다 죽는다면서요? 계절도 안 맞고.

◆ 최재천> 그리고 그게 그 사람들이 와서 보는 온실 속에서 거기서 그들의 생활 사이클이 돌아가는 게 아니거든요. 거기서 알 낳고 애벌레가 커서 나비가 되고 그게 아니라 저 뒤에서 열심히 부화시켜서 매일 손님들이 오기 전에 풀어줬다가 저녁에 저 다 빗자루로 쓸어서 떨어져 죽은 거 다 없애고 또 내고 이래야 되거든요. 그거 정말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동물 축제는 어느 것 하나 찬성할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 동물축제용으로 억지로 동원되는 그리고 억지로 부화당하는 이런 많은 동물들. 수족관, 동물원, 쇼 또 거기서 갇혀 있는 동물들. 이 동물들이 우리에게 무슨 말할지는 분명히 알겠어요. 뻔히 알겠어요.

◆ 최재천> 그렇죠. 그리고 실제로 그 행동이나 표정을 보면 우리에게 충분히 얘기하고 있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최재천> 우리 고통스럽다. 돌고래들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요. 저는 정말 뭐 우리나라에서 지금 갑자기 최근에 이런 동물축제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는데요. 울산 같으면 고래축제를 하는데 그 고래 그것도 이름을 생태축제라고 자꾸들 붙이세요. 정말 화가 나는데. 그러고는 그 축제 맨 마지막 끝이 고래고기 먹으러 가는 거예요. 이게 어떻게 앞뒤가 맞습니까? 고래고기는 또 어디서 그렇게 다 충당을 하시는지.

◇ 정관용> 아니, 배를 타고 나가서 고래의 생태를 관찰하는 것까지. 거기까지 하고 스톱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최재천> 그렇죠. 그런데 고기를 드셔야 된다 그러면 그 사업이 또 유지가 돼야 되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어쩌다가 그물에 걸린 고래로 그 사업이 유지될 리는 그건 삼척동자도 그걸 믿을 리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불법으로 하여간 어떻게든 억지로 걸리게끔 해서 지금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어쩌다 걸린 게 아니라 어쩌다 걸리게끔 하는 그런 거죠. 동물들이 우리한테 좋은 말할 게 거의 없네요. 우리 처음에 얘기 나온 아주 단순하게 낚시줄에 걸린 돌고래도 그렇고 좀 거창하게 남극 얼음, 북극 얼음 녹는 것에 대한 얘기도 그렇고 이렇게 갇혀 사는 것도 그렇고 축제는 더할 나위 없고.

◆ 최재천> 역설적이지만.

◇ 정관용> 우리는 동물들만 괴롭히고 사네요.

◆ 최재천> 역설적이지만 우리가 구출해 주면 그 동물이 떠나면서 그렇게 고마워하는 행동을 하고 갑니다. 그러니까 그게 가장 기가 막힌 장면이 제인 구달 박사님이 좋지 않은 상태로 발견이 된 침팬지는 이제 어느 학자가 잘 보호해서 그 아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내는 날 구달 박사님은 마침 그날 그 동네에 볼일이 있어서 그 지역에 나타나셔서 그 행사에 참여하셨어요, 그냥. 그 행사를 주관하는 분들로서는 제인 구달 박사님이 오셨으니까 너무 좋은 거고. 그래서 그냥 같이 간 겁니다.

◇ 정관용> 우연히 그렇게 된 거다 그거죠.

최재천의 동물보감 (사진=시사자키 제작진 제공)

◆ 최재천> 그렇죠. 그런데 마지막 풀어주는 장면에서 케이지를 열었는데 이 아이가 나와서 자기를 그동안 돌봐준 그 여자 영장류학자랑 한번 포옹하고 그다음에 케이지 위에 올라가서 앉아서 마치 그냥 떠나기는 뭐하다는 듯이 이렇게 좀 둘러봐요. 그러다가 이렇게 돌아보는데 구달 선생님이 거기 서 있는 거예요. 그랬더니 구달 선생님을 이렇게 껴안아요. 그런데 그 장면이 어, 나 당신 누구인지 알아. TV에서 봤어. 당신이 우리들을 위해서 너무 고맙게 해 주셨잖아. 그냥 이렇게 껴안고 그래서 구달 선생님하고 같이 이렇게 껴안고 한참을 이렇게 하고 그러고 숲속으로 들어가요.

그건 물론 걔가 알고 한 건 아니겠지만 거북이를 이렇게 그물에서 이렇게 해서 풀어줬더니 그 거북이가 가다가 말고 다시 돌아와서 그 잠수부와 한참을 얼굴을 마주보다가 가고 아까 얘기한 그 여우도 병 빼니까 휙 빼더니 숲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돌아서요. 돌아서서 이렇게 한번 보고 가요. 가장 대단한 것 중에 하나가 바하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만에서 배 타고 놀던 사람들이 큰 흑동고래가 죽었는줄 알았어요. 물에 이렇게 둥 떠있어서. 이거 이렇게 죽었나 보다 그러고 있는데 한참 있다가 얘가 푹 하는 거예요.

◇ 정관용> 숨을 쉬었어요?

◆ 최재천> 살았네, 그러고 가만히 보니까 그물에 얽혀서.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엄청난 일을 하는 거예요.

◇ 정관용> 풀어줬어요? 그걸 끊어서?

◆ 최재천> 굉장히 오랜 시간에 걸려서 그걸 풀어줘요. 그러니까 얘가 가요. 저만큼 가다가 그렇게 지친 아이가 거기서 30분을 쇼를 해요. 공중에서 뛰어서 푸 하고 이걸 하는데 그 배경에 어린 꼬마아이, 여자 아이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엄마, 나 저 고래가 뭐하는 건 줄 알아. 뭐하는데 그러니까 우리한테 고맙다고 하는 거야.” 그런데 정말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 그 고래가 거기 풀려났는데 그냥 가면 되지. 왜 그럴까. 그 고래는 진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고래 정도 되면 그런 인지능력이 있다고 저희는 보거든요. 그러니까 나를 풀어준 저 사람들 너무 고맙다 해서 그게 보통 에너지 소모가 아닐 거 아니에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교수님이 아까 쓰고 계신 책 They know, 동물들은 알고 있다. 인간의 존재, 인간의 능력까지 알고 있는 것 같네요. 상당히 두려워하고 있을 것 같아요. 함부로 말 못 걸고. 그러나 우리 때문에 뭔가 문제가 벌어지면 당신들 탓이다라는 탓도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우리가 그들을 도와주면 충분히 고마워할 수 있더라. 알겠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말이라도 듣고 살아야지 그동안 그렇게 못된 짓을 했는데, 우리가 동물들한테. 안 그렇습니까?

◆ 최재천> 제가 그래서 계속 제주도 가서 제돌이가 나와서 저한테 고맙다고 언젠가 해 주기를 바라고. 그런데 제돌이가 잘 안 보여서, 제가 갈 때.

◇ 정관용> 여전히 그래도 신호 보내잖아요, 제돌이는, 가끔씩. 그렇죠? 최 교수님 앞에만 안 나타나는군요.

◆ 최재천> 어떻게 저하고 자꾸 연대가 안 맞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곧 올 겁니다. 이 방송 들을 거예요, 제가 볼 때 아마. <최재천의 동물보감>, 이렇게 모두 마무리 짓겠습니다. 교수님, 그동안 대단히 고마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최재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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