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에선 민주당의 '비례민주당' 설립 가능성을 내세우며 연동형 비례제 문제 여론전과 함께 군소정당들의 반대표를 호소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권은희 수정안'을 내고 무기명 투표를 제안 해놓은 상황이다.
한국당은 권은희 수정안을 포함해 모든 공수처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문희상 국회의장을 향해 '날치기 전과 3범'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선진화법 허용 내에서 결사 저지를 공언하고 있어 또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한국당 "민주당 군소정당 등에 칼 꽂을 것"…바른미래당 '권은희 수정안' 제출
한국당은 29일 국회에서 공수처법 문제점 설명 기자간담회와 심재철 원내대표 주재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공수처 반대 여론전에 주력했다.
심 원내대표는 "(공수처는)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 비리를 은폐하고 퇴임 이후 권력형 비리를 덮기 위한 반헌법적 기구"라며 "한국당은 수적열세에 있지만 통과시키면 안되는 공수처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의 우선 전략은 '이탈표 흡수'다. 민주당에서 '비례민주당'을 창당하면 연동형 비례제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군소정당들이 민주당이 바라는 공수처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심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공수처를 통과시킨 뒤 내년 총선으로 눈을 돌려 기어코 비례민주당을 만들어 바른미래, 정의당, 민평당, 대안신당 등에 칼을 꽂을 것"이라며 반대표를 호소했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권은희 수정안'을 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수정안에는 공수처에 수사권을 검찰에 기소권을 부여하고, 국민이 참여하는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수정안에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외에도 당권파인 호남계 박주선·김동철 의원, 한국당 의원, 범여권 성향인 무소속 이용호 의원 등이 30명이 찬성했다.
권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소신에 따라 찬성할 수 있도록 (투표를) 무기명 방식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무기명 투표 요구에 대한 표결에는 '찬성'을, 뒤이어 공수처법에 대해선 권은희안 '찬성', 4+1안 '반대', 백혜련안 '반대' 표결을 독려하고 나섰다.
무기명 투표로 할 경우 당의 입장을 벗어나 자유로운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에서 '맞불' 성격으로 부결 투표를 상정할 경우 결국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7일 본회의에서도 선거법 개정안 표결에 앞서 무기명 투표와 기명 투표 방식 2건이 상정됐는데, 두 안건 모두 반대표가 많아 부결돼 원점인 기명투표로 표결을 한 바 있다.
결국 이탈표는 바른미래당 당권파, 민평당, 대안신당 등의 입장이 관건이 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당권파 중 호남계에서는 주승용·박주선·김동철 의원의 반대표가 유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도자 의원의 경우 고심 중이다. 호남계에선 30일 오전 중에 회동을 갖고 공수처안 표결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당권파 중 임재훈 의원은 "51대49로 찬성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김성식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지만 공수처법 표결 참여는 아직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4+1 논의에 직접 참여한 김관영·채이배 의원은 찬성표를, 이밖에 이찬열 의원 입장은 아직 미지수다.
공수처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 295명 기준 의석 과반인 148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4+1 협의체의 경우 166석을 확보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19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하면 부결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등 보수야권은 물밑 이탈표 흡수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공수처법 표결 방식은 결이 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권은희안' 찬성 표결을 던지는 가운데, 한국당은 공수처법에 줄줄이 반대 표결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중요한 표결이 있을 예정이오니 빠짐없이 참석 바란다"라고 전했다.
공수처법 결사 저지 농성 등에 나섰다가 피로누적으로 병원에 입원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28일 퇴원해 30일 당무에 정상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당은 국회선진화법 허용 내에서 공수처법 총력 저지를 하겠다는 입장이라 여야 대치는 극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