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총선 결과 여성 의원들의 비율은 38%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았다, 2위인 필리핀(29%)이나 한국(17%), 일본(10%)보다도 높다. 지난 5월에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동성결혼을 입법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대만도 선거 국면에서 성차별적인 언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주로 총통과 부통령 후보 두명 모두 남성인 국민당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이 나오고 있지만, 집권당인 민진당에서도 야당 인사에 대한 성희롱성 발언이 나오기도 한다.
야당인 국민당은 민진당 후보이자 현 총통인 63세의 차이잉원 후보가 결혼을 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공격하다 역풍을 맞고 있다.
국민당 우덴이 의장은 이달 초 대만 속어를 사용해 차이 후보가 국민에게 불행을 안겨준 '불운한 여자'라고 비난했다.
한궈위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장산성 전 행정원장도 차이 총통이 "출산을 해본 적이 없는 여자"였기 때문에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가 사과하기도 했다.
민진당 원로 정치인으로 국민당 독재시절 6년간 감옥 생활을 한 첸 추 의원도 국민당 우덴이 의장으로부터 '뚱뚱한', '큰 암퇘지' 등의 외모 비하 발언을 들어야 했다.
대만의 트럼프로 불리며 한 때 국민당 후보로 대선출마까지도 생각했던 궈타이밍 전 훙하이정밀공업 회장은 자신의 출마를 말리는 아내에게 "산토끼가 정치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역시 사과했다.
반대로 민진당에서 국민당 인사에 대한 성차별적 발언도 문제가 되고 있다. 국민당 한궈위 후보의 대변인은 자신이 차이 총통 캠프 직원들에 의해 '꽃병'으로 불렸다고 불평했다.
대만에서 '꽃병'은 실체가 없는 예쁜 여성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경멸적인 용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민진당의 한 베테랑 인사는 2012년 첫 대선 때 차이 후보를 "스커트를 입는 사람은 총사령관이 되기엔 부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중에 그녀를 지지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7일 이런 내용의 보도를 하면서 "대만은 정치에서 양성평등을 향한 진보에 대한 인상적인 자격을 가지고" 있지만 "여성 혐오적인 모욕이 대통령 선거전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만의 젊은 유권자들이 기성세대보다 동성결혼과 같은 진보적인 이슈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고, SNS에서도 선거운동에서 난무하는 성차별적, 모욕적 언어에 대한 비판이 많아 성차별적 모욕이 역효과를 낳을 징후가 있다고 SCMP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