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8년 연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사람은 7만 1521명으로 집계됐다. 일년전의 5만 1782명에 비해 38.1%나 급증한 규모다.
중도인출금액 역시 2조 5808억원으로, 일년전의 1조 7046억원에 비해 51.4%나 늘었다. 중도인출자 가운데 남성은 79.4%, 금액에서도 86.4%를 차지했다.
현행법상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피고용자가 퇴직한 이후 지급되지만, 무주택자인 노동자가 새로 주택을 구입할 때나 본인 또는 배우자 등이 6개월 이상 요양을 해야 할 때 등 제한된 경우에 한해 중간정산을 허용하고 있다.
노후 보장에 필수적인 퇴직연금을 미리 빼 쓴 까닭으로는 역시 '주택 구입'이 1순위였다. 전체 중도인출자의 35.0%인 2만 5038명에 달했다. 나중에 받을 퇴직금보다 지금 집을 사는 게 노후에 더 도움이 될 거란 판단이 많았단 얘기다.
'장기 요양'도 2만 4900명으로 34.8%를 차지했다. 이어 '주거 임차'는 1만 5185명으로 21.2%, '회생절차'는 6109명으로 8.5%, '파산 선고'는 166명으로 0.2%였다.
'장기 요양'으로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사람은 일년전보다 82.9% 증가했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주거 임차'는 일년전보다 31.3%, '주택 구입'은 17.2% 각각 늘었다.
인출 금액 기준으로는 '장기 요양'이 47.4%인 1조 2242억원로 가장 많았다. 일년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규모로, 증가율이 103.1%에 달했다.
이어 '주택 구입'이 9086억원으로 35.2%, '주거 임차'가 3582억원으로 13.9%였다. '주거 임차'는 일년새 32.6%, '주택 구입'은 27.6% 각각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주거 임차', 30대는 '주택 구입', 4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인출이 가장 많았다. 특히 30대는 전체 중도인출자 가운데 41.1%를 차지한 가운데, 절반가량이 주택 구입에 이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총 188조 8천억원으로, 일년전의 167조 1천억원에서 13.0% 증가했다. 이 가운데 확정급여형이 63.9%로 가장 많았고, 확정기여형은 25.4%, 개인형 퇴직연금은 10.2%, IRP특례는 0.5%였다.
특히 개인형 퇴직연금은 제도 변경으로 추가 가입 인원이 늘어 일년새 69.7% 증가했고, 적립금액도 174.0%나 증가한 2조 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37만 8천곳으로 일년전의 35만 4천곳에서 6.9% 증가했다. 도입 대상 사업장이 133만 4천곳인 걸 감안하면 도입률은 27.3%를 기록, 일년새 0.1%p 늘었다.
산업별 도입률을 보면 금융보험업과 보건사회복지업은 각각 59.3%와 53.7%로 절반을 넘긴 반면, 제조업은 37.3%, 도소매업 19.8%, 건설업 19.8%, 숙박음식업 6.3% 수준이었다.
전체 가입 근로자는 610만 5천명으로 일년전의 579만 7천명에서 5.3% 증가했다. 가입 대상 근로자 1093만 8천명 가운데 51.3%로, 가입률은 일년새 1.1%p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