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활약과 언더독 반란 빛났던 NBA 크리스마스 매치

필라델피아 조엘 엠비드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현지 시간으로 12월25일(한국시간) 펼쳐진 2019-2020 미국프로농구(NBA) 정규리그 5경기는 '크리스마스 매치'로 불렸다. 온 가족이 TV 앞에 모여 농구 경기를 시청하는 날 가운데 하나로 NBA 사무국이 가장 신경써서 일정을 편성하는 날이기도 하다.

경기 일정만 봐도 NBA 사무국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고 앤서니 데이비스가 합류한 LA 레이커스는 카와이 레너드와 폴 조지가 의기투합한 LA 클리퍼스를 만났다. 두 팀은 LA에 위치한 스테이플스 센터를 홈구장으로 나란히 사용하는데 이날은 레이커스의 홈경기로 열렸다.

비시즌 내내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올시즌 서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두 팀이다. 양팀의 대결은 올시즌 개막전에도 편성될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토론토 랩터스는 창단 이래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날 홈경기를 치렀다. 동부컨퍼런스의 명문 보스턴 셀틱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였다. 지난 시즌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토론토 프렌차이즈를 위해 NBA 사무국이 건넨 선물이자 전통이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홈에서 밀워키 벅스를 상대했다. 미리 보는 동부컨퍼런스 결승이라는 타이틀이 붙을만한 대결이었다. 야니스 아데토쿤포, 조엘 엠비드, 벤 시몬스 등 현역 최정상급 선수들을 대거 볼 수 있었던 빅 매치다.

그런데 나머지 2경기는 무게감이 다소 떨어졌다. 사무국도 예상 못한 부상 변수 때문이다.

최근 몇년동안 크리스마스 매치 단골손님로 부상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휴스턴 로켓츠와 홈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무릎 재활 중인 클레이 탐슨, 손 부상을 당한 스테판 커리의 결장으로 김이 빠졌다. 골든스테이트는 현재 서부컨퍼런스 최하위 팀이다.

NBA 사무국의 야심작은 덴버 너겟츠와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의 경기였다.

니콜라 요키치를 앞세워 최근 서부컨퍼런스의 강호로 떠오른 덴버는 크리스마스 매치를 치를 자격이 있다. 뉴올리언스는 듀크 대학 시절부터 농구 팬의 관심을 사로잡은 전체 1순위 신인 자이언 윌리엄슨을 보유한 팀이다.

뉴올리언스 자이언 윌리엄슨(사진 가운데) [사진=연합뉴스 제공]


NBA 사무국은 떠오르는 스타 윌리엄슨이 크리스마스 매치 때 농구 팬의 주목을 받을 수 있도록 일정 편성을 했다. 그러나 윌리엄슨은 개막 전 무릎 부상을 당해 아직 데뷔도 못하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서부 14위다. 골든스테이트보다 순위가 고작 한 계단 높다.

당초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가 크리스마스 매치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 만약 두 선수마저 결장했다면 NBA 사무국에게는 최악의 크리스마스로 기억될만도 했다. 사무국의 우려와는 달리 두 선수는 이날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와 앤서니 데이비스, 카와이 레너드, 폴 조지, 루 윌리엄스 등이 출전한 LA 맞대결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클리퍼스의 가드 패트릭 베벌리였다.

베벌리는 팀이 3점차로 앞선 4쿼터 종료 3.6초 전 르브론 제임스의 3점슛을 블록하는 결정적인 수비를 해냈다. 게다가 공은 제임스의 손에 맞고 코트 밖으로 나가 클리퍼스의 공격권이 선언됐다. 사실상 승부를 끝낸 수비였다.

35득점으로 활약한 카와이 레너드의 활약이 빛났고 베벌리는 악착같은 수비와 허슬 플레이로 4쿼터 승부처마다 팀에 공헌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클리퍼스는 서부 1위 레이커스를 111대106으로 눌렀다.

올해 크리스마스 매치에서는 의외의 결과가 많이 나왔다. 서부 14-15위에 올라있는 팀들이 나란히 승리하는 이변이 연출됐다.

골든스테이트는 휴스턴을 116대104로 완파했다. 대미안 리(22득점), 디안젤로 러셀(20득점), 드레이먼드 그린(20득점 11리바운드)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휴스턴 간판 제임스 하든은 24득점 11어시스트로 분전했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양팀 가장 많은 30득점을 올렸지만 야투 성공률은 34%(11/32)에 불과했다.

뉴올리언스는 적지에서 서부 2위 덴버의 7연승을 끊었다. 31득점 7리바운드로 활약한 브랜든 잉그램과 20득점 8어시스트 6스틸을 올린 즈루 할러데이를 앞세워 112대100으로 눌렀다.

뉴올리언스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52대40으로 압도했다. 특히 부상에서 돌아온 빅맨 데릭 페이버스의 활약이 눈부셨다.

니콜라 요키치를 잘 막아내는 등 골밑을 철옹성처럼 지켰다. 페이버스가 돌아온 뉴올리언스는 마치 완전히 다른 팀 같았다. 그는 8득점 13리바운드 8어시스트 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필라델피아는 안방에서 리그 전체 1위팀 밀워키를 121대109로 눌렀다. 31득점 11리바운드를 올린 조엘 엠비드가 18득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한 아데토쿤포에 판정승을 거뒀다.

토론토는 창단 첫 크리스마스 매치에 들떴지만 보스턴에 102대118로 졌다. 파스칼 시아캄, 마크 가솔, 노만 파웰 등 주전 3명의 부상 공백이 컸다. 제일런 브라운은 30득점 6리바운드 활약으로 보스턴의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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