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30분 조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조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23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특별감찰반이 진행한 유 전 경제부시장의 비위 감찰을 중단하도록 지시하고, 금융위원회가 자체 감찰이나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사안을 마무리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안에서는 감찰 중단의 최종 책임자인 조 전 장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을 어느 정도 선에서 파악하고 있었는지가 구속 여부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중대 비리 사실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고 사표를 받는 사안에서 마무리한 것이 재량권을 벗어난 '직권남용'으로 보고 있다.
반면 조 전 장관 측은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1차 소환 조사 후 서면 입장을 내고 "'직권남용에 의한 감찰 중단'이란 잘못된 프레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조 전 장관은 (조사에서) 자신이 알고 기억하는 내용을 충실히 밝혔고, 조치에 대한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판단 착오에 따른 정무적 책임은 있어도 직권남용 등 사법적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영장실질심사 때도 같은 방어 논리를 펼치면서 감찰 중단이 '정상적 권한 행사'였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여권 인사들이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 구명을 청탁했다는 '제3자 개입 의혹'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직권남용 혐의는 입증이 까다로운 만큼 구속영장이 기각될 가능성도 남아있다.이 경우 보복수사라는 비판 여론과 함께 검찰 수사의 속도 조절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직권남용 혐의를 두고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의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