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빈틈을 의식해 해당 문건을 작성했다고 보고, 선거법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25일 CBS노컷뉴스가 한국당 측을 통해 확보한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자료'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선거법 개정을 가정한 총선 시뮬레이션 결과가 적혀 있다.
현행 지역구 253석, 비례 47석을 유지하되 비례 의석 중 최대 30석에 지역구 득표를 50% 수준으로 반영하는 방식, 즉 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정의당의 득표율을 각각 40%, 35%, 10%로 가정했을 때 각 정당은 지역구에서 120석, 105석, 0~2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비례대표로는 각각 8석, 7석, 15~17석씩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연동형에서 의석을 전혀 따내지 못하고 병립형에서만 의석을 받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여기에 한국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지지자들에게 정당 투표는 그쪽에 하도록 유도하는 '비례한국당' 전략을 채택할 경우 사정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럴 경우 비례대표 의석 가운데 비례한국당이 30석, 우리공화당이 7석, 새로운보수당이 5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범진보로 분류되는 정의당에서는 8~9석의 추가 의석이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득표율은 민주당이 40%, 한국당이 0%, 비례한국당이 35%, 우리공화당이 5%, 새보수당이 5%, 그리고 정의당이 10%를 확보했다고 가정했다.
한국당은 이 문건의 표지에 '제176차 의원총회, 2019.12.18 15:00, 제2회의장 예결위회의장'이라고 적혀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이 문건이 민주당에서 생산됐다고 주장한다.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 임해야 하고, 한국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 임해야 한다"며 "그러다 보면 비례대표 제도가 오히려 정말 이상한 제도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그런 자료를 배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확인 결과 당 어디에서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며 "보고 받은 적도 논의한 적도 없다. 기사에서 처음 봤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없는 걸 우리가 만들었겠냐"고 되물었다.
한편 민주당이 비례한국당 전략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해 '비례민주당'으로 맞불을 놓을 지 주목된다.
그렇게 되면 연동형 비례제 도입 취지가 사실상 무력화 될 것이라고 군소정당은 우려한다. 한국당은 '해괴한 선거법'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