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의 '보수 유튜버 챙기기'…기성 언론에는 "삼진아웃"

국회 로텐더홀 농성장 보수 유튜버 상주…출입기자와 '동등 대우'
"태극기 부대-극우 유튜버-한국당 지도부의 삼각편대" 비판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보수 유튜버 사랑'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황 대표의 농성 12일째인 22일 현재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 농성장에는 5∼6명의 보수 유튜버가 상주하며 실시간 생중계를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농성 중에 "수고가 많다"며 유튜버들에 먼저 말을 걸거나 즉석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등 우호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 황 대표는 보수 유튜브 채널을 자주 시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 유튜버들은 앞서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할 때도 거의 24시간 방송을 했고, 한밤중 병원 이송 장면까지 생중계했다.

그 이후 황 대표 지시로 한국당은 이들에게 당 출입 기자와 동일하게 주요 회의나 행사 취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황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유튜버들에게 입법보조원 자격을 줘 국회 출입 기자와 비슷한 자격을 부여하자'는 제안까지 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보수 유튜버들이 국회에 상주하며 실시간 방송을 하는 데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로텐더홀이 상징하는 의회민주주의의 질서를 허물어뜨릴 수 있다"며 "우리 스스로 법을 어기는 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국회 관계자는 "태극기 부대, 극우 유튜버, 한국당 지도부가 삼각편대를 이루고 서로에 대한 세뇌를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했다.

나아가 유튜버들과 기존 언론사 취재진 간에, 보수 유튜버들 간에 충돌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에도 한국당은 기존 언론보다는 보수 유튜버에 손을 드는 듯한 모양새다.
한국당은 지난 19일 기존 언론을 겨냥해 '편파·왜곡 보도 시 삼진 아웃제' 적용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한국당은 국회 사무총장을 찾아 보수 유튜버들의 국회 출입·취재 허용을 요구했다.

이 같은 '보수 유튜버 챙기기'는 탄핵 사태 때부터 쌓인 언론에 대한 피해 의식과 불신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언론인 출신 민경욱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유튜브는 방송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고 홀대받는 한국당의 입장을 있는 그대로 외부에 전달할 수 있는 많지 않은 통로들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